2023 내집 마련기
가전과 마찬가지로 가구도 지금까지 빌트인이 잘 된 건물에만 살다 보니 별 필요를 못 느끼고 살았다. 지금까지 침대 하나, 책상 겸 식탁으로 쓰던 테이블 하나에 의자 두 개, 화장대와 스툴 하나씩, 그리고 이케아 칼락스 수납장 여남은 개 정도로 잘 살아왔다.
다행히 새 집도 그 정도면 지내는데 별 문제는 없었다. 대신 안방에 붙박이장이 없는 집이라 옷장 정도만 있으면 됐다. 인테리어 하면서 붙박이장을 새로 짜도 되고, 기성품 옷장을 새로 사도 되는 상황.
우리의 선택은 이케아 PAX였다. 옷장 내부 배치 변경이 필요할 때 모듈식으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이케아도 가격대가 이쯤 되면 들어간 자재가 제법 괜찮다는 점 역시 마음에 들었다.
PAX 내부 레이아웃 배치와 주문은 인터넷으로도 편리하게 할 수 있었지만 어쨌든 실물을 보고 구입하기 위해 주말에 하루 날을 잡아 이케아에 갔다. 역시, 실물을 직접 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원래는 미닫이문을 달 생각이었는데 실물을 보니 미닫이문은 손잡이가 따로 없어 사용이 아주 불편했다. 여닫이문 재질과 손잡이를 직접 보고 고를 수 있었던 것 역시 큰 수확이었다.
원래 이케아 가구 조립을 즐기는 편이지만 이번만큼은 시간이 없어 배송과 함께 조립 서비스도 의뢰를 했다. 아무래도 크기가 큰 제품이다 보니 조립이 쉽지 않기도 하거니와 여러 통의 옷장을 유격 없이 맞춰 세워야 예쁜데 이런 부분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편이 낫겠다는 기대도 있었다.
여기에 접이식 의자 3개를 더 주문했다. 지금까지는 집에 의자가 스툴까지 다 해서 3개 뿐이라 혹시 손님이 오거나 할 때 앉을 곳이 마땅찮았다. 어차피 집에 손님 올 일이 거의 없는데다 안 쓰는 의자 둘 곳도 없어 그냥 그렇게 살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당장 양가 식구들이 집들이 올 예정이라 대책이 필요했다. 암만 생각해도 1년에 몇 번 안 쓸 물건이라 이케아에서 접이식으로 수납 가능한 의자를 골랐다. 이케아 나무 의자는 써보니 너무 딱딱해서 여기에 쿠션을 추가로 주문했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잔금일이 다가왔다. 과연 별 일 없이 무사히 치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