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 마련기 (4) 주택담보대출


2023 내집 마련기


이사갈 집 계약서를 쓰기 전 기존 전세집 임대인과 재차 이사일 협의를 했다. 매도인이 원한 잔금일은 계약일로부터 두 달 뒤. 임대인이 다음 임차인 구하기까지 일정이 빠듯할 것 같아 미뤄야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임대인께서 동의를 해주셔서 내 이사일도 자연스럽게 확정됐다.

문제는 두 달 안에 다음 임차인이 구해지지 않으면 모두가 힘들어진다. 임대인측 부동산에서는 다음 임차인을 금방 구할 수 있다고 자신했고, 내 전세보증금 전액에 대해 보증보험 가입되어 있긴 했지만 어쨌든 위험은 최대한 줄이는 게 맞다.

나는 당시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한도였던 6억원을 꽉 채워 받으면 최악의 경우 전세보증금을 제때 못 돌려 받더라도 잔금은 치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전세금을 제때 받게 되면 바로 중도상환을 해서 원리금 부담을 줄이면 된다는 계산이었다.

자연히 6억원 한도를 꽉 채워 대출이 되면서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1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찾게 됐다. 여기에 금리가 가능한 싸면서 일이 바쁘니 은행을 최대한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상품이 좋았다. 디딤돌 같은 정책금융이 제일 좋은데 나는 소득 초과 + 주택가액 초과로 해당 없었고, 그나마 조건에 가장 잘 맞는 상품이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이었다.

카뱅 주담대는 계약서가 없을 때는 가조회만 가능하다. 이것도 계약 전 자금 계획 짜 볼 때는 도움이 많이 됐다. 계약서가 있으면 잔금 2달 전부터 실제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 내 경우 계약일이 잔금일 2달 전이라 계약서에 도장 찍고 온 날 바로 대출 신청을 했다.

대출 신청에는 계약서, 재직증명서, 2년치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이 필요했다. 각 서류의 스캔본을 카뱅 앱을 통해 업로드 했다. 그 외의 다양한 서류들은 모바일에서 개인정보제공동의만으로 알아서 다 긁어와줘서 따로 챙길 필요가 없었다.

다음날 바로 카뱅으로부터 서류 보완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나름 깔끔하게 한답시고 서류를 전부 스캔해서 제출했는데 그러지 말고 실제 인쇄본의 네 귀퉁이가 모두 보이도록 사진을 찍어 올려야 한다고 한다. 여기에 최근 2년 이내에 이직한 적이 있다고 올해 갑종근로소득영수증을 추가로 요청 받았다. 요청 받은대로 준비해서 바로 저녁에 서류를 모바일앱에 업로드했다.

다음날 바로 심사가 완료됐다. 모바일 앱에서 안내에 따라 만기, 상환방법, 금리조건 등 대출 조건을 확정지었다.

다음날 담당 법무사사무소가 지정됐다. 은행 법무사는 근저당권 설정만 처리하고, 매수인이 수수료 저렴한 법무사를 따로 선임해서 소유권 이전을 처리하는 게 보통이다. 근데 카뱅은 두 등기 모두 은행 법무사가 처리한다. 지정 당일 바로 견적서를 받았는데 수수료는 아주 저렴하진 않았지만 이 정도면 괜찮다 싶은 정도였다.

여기까지 주말 제외하면 대출 신청부터 심사, 법무사 지정까지 4영업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서류 인쇄해서 사진 찍는 과정 말고는 모두 모바일 앱으로 아주 빠르고 편리하게 진행됐다. 마음 고생을 덜고 시간을 아껴준 아주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잔금일 일주일 전에 대출실행 동의를 하고, 잔금일 전까지 계좌에 인지세와 국민주택채권 수수료를 입금하면 된다. 앱에서 수시로 언제까지 뭘 해야 하는지 알림을 주는데 그대로 미루지 말고 진행하니 문제 없이 처리가 됐다.

금리는 매번 달라졌다. 한동안 잠잠하던 대출금리가 다시 오르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가조회 때는 그나마 싸다고 느꼈는데, 심사 완료 때는 좀 더 오른 금리가 반영됐고 최종 금리가 결정되는 대출실행일, 그러니까 잔금일에는 또 올랐다. 그래도 나는 지금 이 글을 쓰는 10월 말에 비하면 꽤 싸게 받은 편인 것 같다.

잔금일에는 담당 법무사가 부동산에 직접 와서 관련 절차를 진행해준다. 자세한 이야기는 잔금일 편에.

다음은 인테리어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