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내집 마련기
잔금을 치르고 등기도 치는 와중에 인테리어 공사도 어느새 막바지다. 새로 한 도배와 마루가 어느 정도 자리 잡을 일정에 맞춰 미리 주문한 가전과 가구가 속속 새 집에 도착했다.
가구는 이케아 PAX 옷장 3개와 KALLAX 액세서리 다수였다. 이케아는 배송 및 조립 날짜는 지정할 수 있지만 시간대까지 지정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옷장이라 그런지 기사님께서 오전 일찍 도착하셨다. 아직 이삿짐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아 작업 공간이 충분해서 바로 안방에서 뚝딱뚝딱 작업을 시작하셨는데 대략 4시간 만에 조립을 마치셨다. 전문가용 공구를 이용해서 숙련된 기사님께서 조립해주시니 수평과 아귀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게 기분 좋았다.
에어컨 설치는 3시간 정도 걸렸다. 스탠드와 실외기는 남자 기사님, 벽걸이는 여자 기사님께서 설치해주셨다. 매립배관이 이미 있는 상태라 설치비는 얼마 안 나올 줄 알았는데 그래도 청소비, 용접비, 마감비 등 해서 15만원 정도 추가비용이 들었다.
인덕션은 이미 가스쿡탑용으로 타공되어 있던 상판에 그대로 이식했더니 역시 딱 맞아 떨어졌다. 하부장 안에 전기배선도 미리 준비해둔 덕에 설치는 정말 금방 끝났다. 대리석 상판이 어두운 쑥색인데 할인 받아 주문한 인덕션은 흰색이라 안 어울릴까 걱정했는데 주방가구와 타일이 밝은색이라 의외로 잘 어울려서 보기 괜찮았다.
냉장고도 보조주방에 있는 냉장고장을 키친핏 냉장고 치수에 맞게 미리 손봐뒀던 터라 딱 맞게 들어갔다. 상판은 무광 코타 화이트로 골랐는데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도 고급지게 예뻤다. 대신 무광은 흠집이 나면 눈에 잘 띄는 게 단점이라고 한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제일 우여곡절이 많았다. 앞서 글에서처럼 보조주방에 직렬설치할 공간을 미리 확보해뒀었다. 배수 호스는 다용도실 세탁기 자리 근처 하수구까지 길이가 충분했는데 문제는 급수 호스 길이가 모자랐다. 제품에 포함된 순정 호스 중 제일 긴 게 3m 짜리였는데 이걸로 정말 팽팽하게 당겨야 아슬아슬하게 연결이 됐다. 호환 호스 말씀을 드려봤지만 역시 공식센터 기사님들이시라 사제품 작업은 안 한다고 하셨다. 하긴, 맞는 말이다. 결국 내가 5m 짜리 호환 호스를 따로 구입해서 직접 교체해서 해결했다.
아침 일찍 시작한 가전과 가구 설치 작업은 저녁이 다 되어서야 끝났다. 평일이라 연차를 쓰고서 하루 종일 의자 하나 없는 집에서 계속 정신이 곤두선 채 서있었더니 무척 피곤했다. 그나마도 후드, 도어락, 방등은 설치 일정이 안 나와서 이날 한꺼번에 하지 못 하고 입주 후에 따로 날을 잡아 작업을 했다.
이제 정말 입주만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