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브롬톤 국토종주 끊어달리기
| 구분 | 구간 | 날짜 | 인증센터 | 주행거리 (km) /상승고도 (m) |
| 아라뱃길 | 인천-서울 | 1.31 화 | 아라서해갑문, 아라한강갑문, 여의도 | 59.2 / 328 |
| 한강 | 양평-서울 | 2.12 일 | 양평군립미술관, 밝은광장, 능내역, 광나루, 뚝섬 | 71.5 / 282 |
| 북한강 | 춘천-남양주 | 2.17 금 | 신매대교, 경강교, 샛터삼거리, 밝은광장 | 85.3 / 352 |
| 남한강 | 양평-충주 | 2.24 금 | 이포보, 여주보, 강천보, 비내섬, 충주댐, 탄금대 | 120.4 / 678 |
| 새재 | 충주-점촌 | 4.1 토 | 수안보온천, 행촌교차로, 이화령휴게소, 문경불정역 | 90.5 / 835 |
| 낙동강 | 점촌-안동 | 4.7 금 | 상주상풍교, 안동댐 | 102.7 / 489 |
| 낙동강 | 예천-대구 | 4.21 금 | 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칠곡보, 강정고령보 | 123.1 / 497 |
| 낙동강 | 대구-창녕 | 5.19 금 | 달성보, 합천창녕보 | 100.0 / 677 |
| 낙동강 | 창녕-부산 | 11.10 금 | 창녕함안보, 양산물문화관, 낙동강하굿둑 | 87.5 / 412 |
| 후기/교훈/팁 | 국토종주 + 구간종주(한강/남한강/북한강/새재/낙동강) | 총 840.1 km |
출발
국토종주 첫 코스는 아라자전거길로 정했습니다. 정서진 인증센터에서 국토종주 수첩도 사야 하고, 본격적으로 먼 길 떠나기 전 예행 연습도 필요했습니다. 아라자전거길은 집에서 가까우면서 수도권 도심을 달리는 코스라 혹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더라도 쉽게 복귀할 수 있는 장점이 있겠습니다.
브롬톤을 미리 점검하고 프레임에 브롬톤 툴킷과 펌프를, 핸들바에 스마트폰과 블랙박스를 장착하고, 미니오백에 물, 보조배터리, 충전케이블, 지갑, 장갑, 윈드브레이커 재킷, 예비 튜브를 챙겼습니다. 크기가 딱 좋네요. 장거리 탈 때는 미니초코바를 여럿 챙기곤 하는데 오늘은 거리가 얼마 안 될 뿐더러 보급할 곳이 많아서 생략했습니다.
아라서해갑문 인증센터
아점으로 닭죽을 든든하게 챙겨먹고 인천공항철도를 타고 청라국제도시역으로 갔습니다. 공항철도는 자전거 탑승 제한이 여럿 있는데 브롬톤 같은 접이식 자전거는 예외라 사람만 많지 않으면 편하게 탈 수 있습니다. 청라국제도시역에서 달리는 덤프트럭과 공사 중인 자전거도로를 넘어 카카오네비 안내대로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아라서해갑문 인증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인증센터 근처 경인항 통합운영센터 1층 로비에 인증수첩을 사러 왔습니다. 예전에는 자판기에서도 살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신분증을 제시해야만 살 수 있어서 유인창구를 이용해야 합니다. 마침 도착한 때가 점심시간이라 인증센터에서 이런저런 사진도 찍고, 변속 케이블 장력 조절도 하고, 주변에 뭐 있나 구경도 하면서 노닥거리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서해갑문은 사진 촬영 금지라 대신 영종대교와 갯벌을 배경으로 삼아봤습니다.
오후 1시가 되어 점심시간이 끝나자마자 창구에서 인증수첩을 샀습니다. 수첩이 4,000원, 지도가 500원이네요. 시범 운영 중인 추가 노선까지는 아직 반영이 안 되어 있습니다. 갈수록 노선이 늘어나니 그랜드슬램 달성 난이도도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인증수첩 속표지에 있는 인증번호를 자전거행복나눔 앱에 입력하면 인증센터에서 도장 찍지 않고 사이버인증 처리도 가능합니다. 도장이나 잉크 상태가 좋지 않은 인증센터가 종종 있으니 앱도 준비해두는 게 좋습니다.
아라한강갑문 인증센터
아라자전거길은 평지에 직선에 가까운 길이 쭈욱 이어지는 평이한 코스였습니다. 중간에 자전거도로 폐쇄된 구간이 있어 우회해야 했고, 만충 상태였던 스마트폰 배터리가 불과 몇십 분 만에 다 방전되어 길 못 찾고 헤매기도 했었습니다. 보조배터리를 연결해도 네비를 안 쓰면 그나마 버티지만 네비를 켜면 또 금새 전원이 꺼져버리고 말더라구요.
아라한강갑문 인증센터는 대포 카메라 가져다 탐조 중인 분들, 시마노 SLX 구동계의 가성비를 두고 토론 중인 MTB 어르신들, 그 외 많은 사람들로 제법 북적였습니다. 무난하게 도장 찍고 사진 찍고 사이버인증 하고 바로 점심 먹으러 출발했습니다.
행주산성 원조국수집
식사는 행주대교 건너 행주산성 원조국수집으로 갔습니다. 이 시점에 이미 스마트폰이 얼어붙어 안 켜지는 상태였는데 원조국수집을 고양 방향에서 가본 건 처음이라 길을 좀 헤맸습니다. 겨우 도착한 식당에는 한겨울 평일 늦은 점심 때라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만석에 줄도 제법 있더라구요. 그래도 회전이 빠른 집이라 금새 앉았습니다. 혼자 갔더니 자연스레 다른 혼자 오신 어르신과 합석하게 됐습니다.
자덕들에게도 유명한 집이라 자전거 시즌기에는 주차장에 자전거가 넘쳐나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자전거 타고 온 사람은 저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거의 다 먹고 일어날 때 쯤에야 혼자 로드 타고 오신 분이 들어오셔서 앉으시더라구요. 이 집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 한 대만 덜렁 걸려 있는 건 처음 보는 풍경이라 사진도 하나 찍어봤습니다.
저는 원래 비빔국수보다는 잔치국수를 좋아하는데요, 원조국수집에서는 비빔국수를 주로 먹습니다. 원조국수집은 비빔국수를 주문하면 면과 야채만 내어주고, 테이블에 비치된 소스를 취향껏 넣어먹는 구조인데요, 이게 저 같은 맵찔이한테는 큰 장점입니다. 그리고 이 집은 면의 양이 아주 넉넉한 게 특징인데 잔치국수를 주문하면 뜨거운 멸치육수 때문에 입천장은 다 데고, 면은 불고, 육수에는 전분이 녹아나오는 점이 저는 좀 별로더라구요. 비빔국수 주문하면 멸치육수도 한 사발 내어주는 것도 좋구요.
먹어보면 사실 그렇게 특별한 맛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어디 흠 잡을 곳이 있는 것도 아니구요. 주말에 집에 있는 재료들로 말아낸 가정식 국수 같다는 느낌입니다. 면은 딱 적당히 삶긴 다음 찬물에 잘 헹궈내어 쫄깃하고 깔끔하며 양이 꽤 많습니다. 자전거 안 타고 왔으면 남겼을텐데 오늘은 아주 시장했던 터라 깨끗하게 비웠습니다. (6,000원)
여의도 인증센터
원조국수집에서 한강 북단을 따라가다 가양대교를 건너 한강 남단으로 진입한 다음, 안양천 합수부를 지나 여의도로 진입했습니다. 문제는 원조국수집에서 보조배터리의 힘으로 정신을 차렸던 스마트폰이 그새 또 꺼진 상태라 인증센터가 어딘지 모르겠더라구요. 여의도 지나 노량진 가는 길에 인증센터를 봤던 기억이 있어 샛강 지나 그리로 갔는데, 아뿔싸. 인증센터는 여의도 반대쪽으로 이전한지 오래 됐다네요. 결국 여의도 반 바퀴 왕복을 더 해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스마트폰이 없어도 수첩 살 때 받았던 지도를 봤으면 됐을텐데. 멍청하니 몸이 고생입니다.
도착한 여의도 인증센터에는 도장이 없었습니다. 도장이 붙어 있었을 케이블만 덩그러니 남은 걸 보니 누군가 잘라간 모양입니다. 이제 겨우 세 번째 인증센터인데 벌써 도장 못 찍는 곳이 생기게 됐습니다. 앱으로 사이버인증만 하고 바로 출발해서 한강대교를 거쳐 용산역까지 라이딩을 마친 후 무사히 귀가했습니다.
정산
- 거리: 59.2 km (누적 59.2 km)
- 비용: 7,750원 (누적 7,750원)
- 교통비: 전철 1,750원
- 식비: 행주산성원조국수집 6,000원
아라서해갑문부터 아라한강갑문 지나 여의도까지의 거리는 34km 밖에 안 됩니다. 여기에 청라국제도시 출발, 원조국수집 경유, 용산역 도착 기준으로 짠 계획상 거리는 49km였는데 실제로는 60km를 탔습니다. 여의도 인증센터를 못 찾아 여의도 반 바퀴만 돌면 될 걸 한 바퀴 반을 돌았고, 그 외 길을 잘못 들어 거리가 조금씩 더 늘었습니다.
오늘의 교훈
- 계획을 짤 때 소요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라이딩 도중 식사도 해야 하고, 쉬기도 해야 하고, 길을 헤맬 수도 있고, 예상치 않게 강한 역풍을 맞을 수도 있으니까요. 식사와 휴식까지 모두 포함해서 계획거리 10km당 1시간 정도 잡으면 안전할 것 같습니다. 나중에 영남권 코스도 당일치기로 다녀오려면 실제 라이딩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 되니 감안해야 하겠습니다.
- 인증수첩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자전거행복나눔 앱도 미리 준비하길 잘 했더라구요. 당장 서울 한복판인 여의도 인증센터에 도장이 없었는데요, 앱이 있으니 사이버인증 처리하고 바로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 네비 지원되는 속도계가 필요하겠습니다. 길 찾는데 나름 자신이 있었는데 이날 초행길에서 정말 많이 헤맸습니다. 스마트폰 네비가 도움이 많이 됐는데 핸들바에 거치해두니 기온 때문에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닳아 보조배터리를 연결해도 감당이 안 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복귀하자마자 중고나라에서 트림원 라이트를 샀습니다. 파워미터를 안 쓰니 세세한 분석은 의미 없고 대신 큰 화면에 지도 잘 뜨고 배터리 오래 가는 네비용 속도계를 찾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일단 자출하면서 좀 써보며 적응을 좀 해야겠습니다.
- 물통케이지 아니면 스템백을 사야겠습니다. 미니오백은 크기가 애매해서 작은 물통 밖에는 넣을 수 없고 똑딱이 단추 때문에 자주 열고 닫기는 불편해서요. 물을 조금씩 자주 마셔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