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브롬톤 마개조 때 한 가지 못 한 게 있었습니다. 외장 3단을 외장 7단으로 바꾸면서 리어 휠셋을 알리발 7단 휠셋으로 바꿨는데요, 저는 이 휠셋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허브는 외장 7단 쓰려니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경량림과 21홀 패턴이 영 신경쓰였기 때문입니다.
림은 외장 3단 쓰던 시절부터 몇 년 동안 잘 썼던 것과 같은 제품 같긴 했습니다. 근데 림 내경이 13mm 밖에 안 되어 경량 레이싱 타이어 말고는 쓸 수가 없습니다. 보통 브롬톤에 쓰는 타이어 중 얇은 제품은 벨로또 챔피언 스피드 미니(28c), 팬텀 미니(28c), 슈발베 코작(32c) 정도인데요, 이 타이어들마저도 림-타이어 권장 조합표를 보면 사이트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13mm 림에는 아슬아슬하거나 이미 부적절합니다. 반면 순정림의 내경은 17mm라 타이어 선택에 훨씬 여유가 생깁니다. 여기에 국토종주 중 만나게 될 다운힐에서 림이 과열됐을 때 안전할까 싶은 걱정이 더해졌습니다.
스포크도 마음에 안 들었는데요, 스포크 자체는 알리발 휠셋도 샤핌이니 DT스위스니 하는 좋은 제품을 씁니다. 근데 장거리를 험하게 타는데 16인치 리어휠셋에 스포크 21개는 좀 부족해 보입니다. 스포크 수를 21개에서 순정 휠셋과 같은 28개로 늘리고, 패턴도 가능하면 2크로스로 하면 더 튼튼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알리에서 외장 7단용 28홀 허브만 따로 구입한 다음 브롬톤 순정림과 조합해서 새로 휠셋을 짤 작정이었습니다. 이게 지난 겨울에 했던 생각이고 허브, 튜브, 밸브 어댑터, 타이어까지 미리 준비를 마쳤습니다. 근데 반 년이 지나 4월 중순인 아직도 휠셋을 못 짰습니다. 제가 찾던 브롬톤 순정림(28H, STD, SILVER)이 쭈욱 품절 상태에다 샵에 전화해봐도 언제 입고된다는 기약이 없었거든요.
그 사이 리어 휠셋에 임시로 장착했던 ‘벨로또 챔피언 스피드 미니’ 타이어의 마일리지가 얼마 안 남아버렸습니다. 지난 겨울에 원래 프론트휠에 쓰던 타이어를 리어휠로 옮길 때만 해도 트레드가 다 살아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동안 자출과 국토종주로 1,500km를 탔더니 저 모양이 되어 버렸습니다.
결국 더 이상 참지 못 하고 순정림을 직구했습니다. 배송 중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앞으로 순정림 구하기 힘든 때가 또 있을지도 모르겠다 싶어 여분으로 하나를 더 샀습니다. 한국에서 사면 37,000원인데 직구하면 지금 환율로 거의 개당 50,000원 꼴입니다. 여기에 배송료는 또 별개구요. 꽤나 비싸게 사는 셈입니다.
별 일 없으면 이달 내에는 림이 도착할테고, 그럼 휠빌딩을 맡겨야 합니다. 처음 휠셋 고민할 때는 한겨울이라 자전거 비수기였습니다. 근데 어느새 성수기가 되어 버려서 휠빌딩도 금방 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럴거면 차라리 올 초에 그냥 주문할걸 그랬습니다. 이제와서 어쩔 수는 없으니 그저 최대한 빨리 휠셋 짤 수 있기를 바라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