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동계 브롬톤 마개조: 미니 P바, 외장 7단, 손 다이나모 허브 등

들어가며

자덕에게 겨울은 시즌오프의 계절이자 기변의 계절입니다. 하지만 저는 겨울에도 계속 자출하므로 시즌오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제 브롬톤은 계속된 마개조로 귀속템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기변도 언감생심인 상황. 이왕 이렇게 된 거 마개조나 계속 해보기로 합니다.

지금까지의 마개조는 힘 덜 들이고 달리면서도 자출을 위한 편의성을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알리발 경량 부품을 다수 장착하고, 타이어를 벨로또 챔피언 스피드처럼 얇은 고압 타이어를 사용하는 게 전자를 위해서였구요, 순정 2단을 외장 3단으로 바꾸며 큰 증량 없이 기어비를 넓히고, 순정 리어랙 대신 짐은 못 싣지만 여전히 끌바는 편하면서 가벼운 카본 리어랙을 장착하고, 잦은 야라 때문에 다이나모 허브를 쓰되 경량 휠셋을 따로 짜서 장착하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2023년 버킷 리스트를 국토종주로 정하면서 방향이 좀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인적 드문 장거리 라이딩에 대비해야 합니다. 좀 더 튼튼한 부품을 써야 하고 오래 달려도 덜 불편하게 세팅하려고 했습니다. 아직 마개조가 다 끝난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손 댄 부분을 정리해봅니다.

픽디자인 아웃프론트 바이크 마운트 (Peak Design Out-front Bike Mount)

원래 스마트폰 거치의 가장 무난한 옵션인 쿼드락 마운트를 썼습니다. 스템 부분은 블랙박스를 장착해야 했기에 브롬톤용 쿼드락 마운트를 쓸 수는 없었고 대신 Moto Mount Kit를 써서 핸들 그립 옆에 장착했었습니다. 가로 거치는 좀 어렵지만 세로 거치는 손과 간섭도 없고 조작도 편한데다 나름대로 에어로(…)하기도 하고 각도도 괜찮았거든요.

그런데 쿼드락은 전용 스마트폰 케이스가 너무 두껍고 무거운데 마운트 장착부가 툭 튀어나와 있어서요. 자전거에 장착해서 쓸 때는 좋은데 자전거에서 내려서 스마트폰 쓸 때 불편했습니다. 근데 아무래도 자전거 타는 시간보다는 자전거 안 타는 시간이 훨씬 더 길잖아요? 그래서 자전거 안 탈 때도 편한 마운트 시스템을 찾다 제 최애 브랜드 중 하나인 픽디자인으로 바꿨습니다.

비용

  • Everyday Case for iPhone SE: USD 20.97 (할인 구매; 37g)
  • Out Front Bike Mount: USD 69.95 (핸드스크류, 22.2mm 슬리브 포함 106g)

장점

  • 자석으로 착 달라붙고 버튼 하나 누르면 풀리는 편리함
  • 튀어나온 곳 없이 비교적 얇고 가볍고 내 눈에 예쁜 스마트폰 케이스
  • 스마트폰 마운트 뒷면에 고프로 마운트 장착 가능한 어댑터 기본 포함
  • 여타 픽디자인 생태계 및 맥세이프 호환

단점

  • 폴딩시 간섭 때문에 수직에 가깝게 세워진 각도
  • 폴딩시 간섭 때문에 쓸 수 없게 된 고프로 마운트
  • 일부 무선충전기와 간섭 있는 케이스

총평

시스템 자체는 아주 마음에 듭니다. 쿼드락처럼 누르고 돌릴 필요 없이 대충 갖다대면 자석으로 착 달라붙습니다. 여기에 세라믹으로 된 걸쇠가 내장되어 있어 아주 단단하게 결합됩니다. 스마트폰 케이스를 붙잡고 브롬톤을 들어올린 다음 마구 흔들어도 손상 없이 잘 버텨줍니다. 스마트폰 케이스도 일반적인 보호 케이스와 별 차이 없는 두께다보니 사실 10월 초에 장착한거라 벌써 3개월 가까이 썼는데 지금까지 성능이나 내구성에 대해서는 아주 만족스럽게 쓰고 있습니다.

다만 원래 풀사이즈 자전거용도로 나온 마운트라 브롬톤 같은 폴딩 자전거에는 장착이 영 애매합니다. 풀사이즈 자전거처럼 장착하면 폴딩할 때마다 포크나 앞휠 스포크를 강타하게 되거든요. 저는 그나마 수직에 가깝게 각도를 세움으로써 간섭은 해결했습니다. 동봉된 핸드 스크류를 사용하면 주행 중에는 수평으로 눕히고, 폴딩할 때 수직으로 세우면 된다는 선택지도 가능해지는데요, 막상 써보니 귀찮아서 그냥 세운 상태로 쓰게 되더라구요. 세워진 상태는 영 에어로하진 않지만 네비 정도 참고하기에는 충분한 시인성이 나옵니다.

그리고 케이스에도 자세 정렬 가능한 자석이 내장되어 있는데요, 덕분에 맥세이프에 호환됩니다. 원래 맥세이프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제가 쓰는 iPhone SE(2세대)처럼 원래 맥세이프 미지원인 스마트폰도 맥세이프 충전기를 붙이면 무선충전이 됩니다. 대신 원래 쓰던 멀티코일 내장 범용 무선충전기는 이물질 센서가 깜빡이면서 충전이 안되더라구요. 덕분에 무선충전기도 맥세이프로 바꾸게 되어 추가 지출이 있었습니다 (…)

미니 P바

출퇴근 때마다 맞는 지긋지긋한 역풍을 극복해보고자 18년 2월에 구형 M바를 신형 M바로 핸들바만 바꿔서 타 왔습니다. 이러면 그립 높이가 40mm 정도 낮아집니다. 중간에 아예 M포스트에 S바를 올려보기로 하고 가변스템도 써봤는데 구형 M포스트+신형 M바 조합이 저에게는 제일 잘 맞았습니다.

하지만 브롬톤 구입 이래 M바만 계속 타왔다 보니 조금 바꿔보고 싶기도 했고, 국토종주 앞두고 다양한 핸들 포지션 확보를 위해 미니 P바를 장착했습니다. 원래 미니 P바 말고 순정 P바를 장착하고 싶었는데요, 단종된지 오래라 순정 P바는 구할 수가 없더라구요. 어쩔 수 없이 미니 P바를 골랐습니다.

비용

  • 라이트프로 미니 P바: USD 18.7 + Shipping 1.8 (380g)
  • 브룩스 마이크로파이버 바테잎: 39,000원

장점

  • 상하좌우 다양해진 핸들 포지션
  • 상단 기준 신형 M바 대비 약 30mm 높은 포지션
  • 의외로 별로 안 증량 (vs. 신형 M바 + MiniMODs 그립 415g)
  • 기존 M바 사용시 케이블 재작업 불필요

단점

  • 에르곤 그립이 그리워지는 접지 면적
  • 아랫쪽 잡으면 브레이크 사용 불가
  • 액세서리 장착 곤란

총평

포지션이 다양해진 대신 에르곤 그립에 비하면 손바닥이 불편한 게 사실입니다. 부지런히 포지션을 옮겨 잡을 수 있다면 장점이 커질테고, 주구장창 잡는 곳만 잡으면 단점이 커질 것 같습니다. 일단 윗쪽을 잡았을 때는 구형 M바 정도의 편한 포지션이 나오고, 아랫쪽을 잡으면 S바보다 낮아지면서 측면도 편하게 잡을 수 있어 장거리 타기에는 좋아 보입니다. 다만 아랫쪽을 잡으면 변속도 못 하고 제동도 못 하므로 도심이나 한강에서는 쓰기가 어려웠습니다.

스퍼사이클 벨

원래 쓰던 크레인벨을 스퍼벨로 바꿨습니다. 크레인벨도 별 불만은 없었는데요, 미니 P바를 장착하니 핸들바 공간이 좁아 크기가 더 작으면서도 소리가 좋은 벨을 찾다가 결국 스퍼벨까지 오게 됐습니다.

비용

  • Spurcycle Bell Original: USD 59 + Shipping 5 (41g)

장점

  • 좁은 핸들바 여유 공간에도 쏙 들어오는 크기 (지름 30mm)
  • 맑고 청아하며 오래 울리는 소리

단점

  • 크기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음량
  • 정발가 8만원이 넘어가는 가격

총평

예쁘고 소리 좋고 적당히(?) 비싸고. 인기가 좋을만한 요소를 고루 갖춘 벨입니다. 다만 음량이 생각보다 크지 않아 시끄러운 도심에서의 효용성은 떨어진다고 느꼈습니다. 세종대로나 청계천 같은 곳에서는 주변 소음에 묻혀 종소리가 잘 안 들리더라구요. 저는 원래 벨을 울리는 대신 ‘실례합니다’라고 목청껏 외치는 쪽이라 그냥 드레스업 겸 보조수단으로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선코드 외장 7단

이번 겨울 마개조의 핵심입니다. 원래 44T 체인링에 11-13-19T의 외장 3단 조합을 오래 썼습니다. 그러다 22년 봄에 체인링을 50T로 바꾸며 남산을 못 가는 대신 자출에 좀 더 무게를 실은 세팅을 유지해왔는데요. 5kg이 넘는 백팩을 자출 때마다 브롬톤 앞에 달고 다니다보니 평지에서도 13T조차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었고 19T로 언덕을 오르내리니 무릎이 정말 갈려나가더라구요. 그래서 큰 맘 먹고 외장 7단을 질렀습니다.

원래 있었던 선코드 외장 7단은 순정 C라인 형태를 극한까지 마개조한 형태였는데요, 브롬톤 P라인 출시 후 P라인의 드레일러 형태와 유사한 형태의 C라인용 마개조 키트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선코드 걸로 골랐습니다. 유사품 중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구조적으로 개선된 부분이 몇 군데 있어서요.

비용

  • 선코드 11-28T 스프라켓 + 락링 세트 (201g)
  • 선코드 C/P라인 겸용 드레일러 + 텐셔너 세트 (이상 USD 211.50 + 관부가세; 무게 미측정)
  • 실버락 7단 리어 휠셋 (USD 209.67 + 관부가세; 504g)
  • 마이크로쉬프트 Advent X 변속 레버 (65,000원; 121g)
  • 스램 11단 체인 PC-1110 (23,000원)
  • 기타 작업 비용 및 부자재 (변속 하우징, 케이블 마감재, 스페이서 등)

장점

  • 이제야 확보된 진짜 생활차 수준의 기어비
  • 그럭저럭 쓸만한 변속 성능
  • 유사품 대비 개선된 구조
    (최대 30T28T 스프라켓 지원, 각종 간섭 최소화, 변속 케이블 가이드, 프레임 장착시 드레일러 각도 미세조정 가능 등)
  • 기대 이상이었던 휠셋의 완성도와 구름성

단점

  • 여전히 순정 6단에도 못 미치는 기어비
  • 상당한 중량화
    (휠셋 +28g, 스프라켓 +144g, 변속 레버 +94g)
  • 폴딩시 체인 처짐
  • 내구성이 의심스러운 결합구조와 텐셔너
  • 장착 매뉴얼 없음
  • 외관이나 케이블 각도가 브롬톤과는 어울리지 않는 범용 변속레버들
  • 가격
  • [23. 1. 30 추가] 30T 스프라켓 장착해보면 변속 풀리와 간섭 있어 28T까지만 사용 가능

비고

  • 드레일러를 프레임에 고정하는 볼트의 길이가 짧아 나사산을 충분히 물어주질 못 합니다. 덕분에 장착하다가 프레임 나사산을 날려먹어 공방 신세를 졌습니다.
  • 1단에서 리어 브레이크 케이블과 체인 간의 간섭이 있습니다. 브레이크 케이블을 고정하는 홈 바깥쪽으로 빼서 케이블 타이로 잘 고정해주면 회피할 수 있습니다.
  • 112mm 리어에 외장 7단 허브바디를 쑤셔넣다 보니 스프라켓이 회전축 센터 가까운 곳까지 밀고 들어오는 구조입니다. 그 때문에 체인링을 정상적으로 크랭크암 바깥쪽에 장착했을 때는 체인라인이 고단 쪽으로 쏠립니다. 체인링을 크랭크암 안쪽으로 옮겨 장착하면 딱 4단 쯤에 체인라인이 맞게 됩니다. 다만 이 경우 프레임 공차, 크랭크, 비비에 따라 폴딩시 체인링과 리어프레임간 간섭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는 아슬아슬하게 간섭이 없었는데요, 간섭이 있었다면 최소 비비 스페이서, 최대 크랭크나 비비 교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스프라켓은 코그가 1.6T, 스페이서가 2.2T인 MTB 10/11단 사양입니다. 선코드 셀러 안내로는 체인은 11-12단, 변속 레버는 스램 10-11단을 쓰라고 되어 있었는데요, 외장 3단 때부터 쓰던 스램 11단 체인은 문제가 없었지만 변속 레버를 제 마음대로 이것저것 끼워보다 보니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Left: Microshift Advent X (M9605-R); Right: Shimano Deore (SL-M4100-R)
  • 처음 사용했던 마이크로쉬프트 Advent X 레버(Cable Pull 3.6mm, 121g)는 7단에 맞춰놓고 기어를 내리다 보면 케이블이 조금씩 더 당겨지다 2단에서 1단 코그와 체인이 간섭을 일으켜 엄청난 소음이 납니다. 1-2단 쪽에서 장력을 맞춰두면 기어를 올릴 때 체인이 5단에서 7단으로 건너뜁니다. 우선 고단 쪽에 장력을 맞춰두고 5-6단 사이에 원래 있던 2.2T 스페이서를 빼고 3.5T 스페이서를 추가해서 임시조치를 했습니다.
  •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변속 레버를 시마노 데오레 10단 레버(SL-M4100-R; Cable Pull 3.4mm, 119g)으로 바꿨는데 완전 해결은 실패입니다. 여전히 5-6단 사이에 2.2T 스페이서에 0.5T 스페이서를 추가해야 임시조치라도 됩니다. 그나마 스페이서 두께가 줄긴 했습니다. 거기에 시마노는 레버 길이가 길어 좁은 브롬톤 핸들바에 장착이 영 마땅찮은 문제도 있습니다. 스램 계열은 레버 길이가 짧아 좀 낫습니다.
  • 결국 처음 셀러가 권장했던 사양에 맞는 스램 X5 10단 레버(Cable Pull 3.1mm)를 주문해놓고 기다리는 중입니다. 데오레 변속 레버도 여전히 스프라켓 간격보다 케이블을 조금씩 과하게 당긴다는 느낌이라 스램 레버면 딱 맞을 것 같은데 역시 직접 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긴 합니다.
    [23. 1. 30. 추가] 스램 X5 10단 레버를 쓰니 추가 스페이서 없이도 변속 간격이 정확히 맞습니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7단 세트의 경우 스램 GX 10단 레버를 같이 팝니다. 역시 어지간하면 셀러 권장사항을 따르는 게 정답인 모양입니다.
  • 구입한 선코드 세트에 포함된 스프라켓 구성이 11-13-15-18-21-23-28T 였는데요, 2단이 23T인게 미묘하게 거슬려서 24T 코그를 추가로 구입해서 바꿨습니다. 업힐 올라갈 때 아주 조금 더 도움이 되면서 스프라켓 사이의 간격이 조금 더 균일해졌습니다.
  • 지금은 실버락 7단 완성 휠셋을 그대로 쓰고 있는데요, 국토종주용으로 쓸 요량으로 브롬톤 순정림이랑 짝지워 휠빌딩하려고 28홀 허브도 따로 구입해놨습니다. 근데 정작 순정림을 못 구해서 방치 상태네요.

총평

이제야 본격적인 여행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기어수와 기어비가 확보됐습니다. 시험삼아 남산과 북악을 올라보니 확실히 이전보다 덜 고통스러웠습니다. 기록도 더 좋아졌구요. 5.5kg 짜리 짐을 캐리어 블록에 얹고 자출해본 결과도 만족스럽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부족한 기어 때문에 힘으로 꾹꾹 눌러타는 습관이 잘못 들었는데 다시 케이던스로 타는 연습을 해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진 것 같습니다.

상당히 현타 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꽤 많은 돈과 시간을 들인 결과물 치고는 뭔가 나사 빠진 것 같은 기분입니다. 이제야 20년 전에 탔던 다혼 미니벨로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은 일단 무시하구요, 변속이 잘 되긴 하는데 시마노나 스램 같은 제대로 된 구동계에는 여전히 비할바가 못 됩니다. 게다가순정 6단과 비교해도 기어단수는 하나 많지만 기어비는 여전히 모자랍니다. (순정 6단 302% vs. 11-28T 255%) 순정 6단이 생활차 용도로 훌륭한 균형감을 가졌음을 다시금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Top: 44T+순정 6단; Bottom: 50T+외장 7단(11-28T)

출처: Bicycle Gear Calculator

여기서 뭔가를 더 한다면 더 큰 스프라켓을 쓰기 위해 행어를 장착하고 범용 드레일러 다는 수순일텐데요, 저는 그럴거면 차라리 리어를 벌리고 롤로프 14단 내장기어로 갈 것 같습니다. 훨씬 무겁고 비싸지만 성능과 신뢰성은 확실하니까요. 그럴거면 버디를 사 버디는 칼락스에 안 들어가잖아

휠셋 얘기를 조금만 하자면 기대 이상으로 괜찮아서 놀랐습니다. 림테잎도 포함되어 왔구요, 스포크 장력도 여차하면 샵에 맡길 생각이었는데 의외로 괜찮더라구요. 거기에 공회전 시켰을 때 구름성도 좋았구요. 지금까지 사 본 알리발 휠셋은 정말 한여름 말매미처럼 우렁찬 라쳇 소리를 자랑했는데 이 휠셋은 생각 외로 조용했습니다. 저는 시끄러운 라쳇 소리를 싫어하는 편이라 오히려 좋았습니다.

렉마운트 고프로 연장 어댑터

브롬톤 순정 브레이크 레버나 변속 레버는 레버 길이가 짧고 케이블이 바닥 방향으로 나오게 되어 있어 좁은 핸들바에서도 간섭이 별로 없도록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근데 외장 7단 장착하면서 범용 변속 레버를 장착하니 문제가 있습니다. 레버 위치가 그립이나 브레이크 레버랑 간섭되어 조작이 불편하고, 케이블이 지면과 수평에 가깝게 나와 스템쪽 액세서리와 간섭이 생깁니다. 레버는 장착 위치를 조정하면 좀 나아지는데 케이블은 방법이 없습니다.

제 경우 스템 쪽에 블랙박스를 장착하는데 이 부분이 영 곤란하더라구요. 핸들바로 옮기자니 미니 P바 상단은 공간이 없고 하단은 케이블이나 높은 가방과 간섭이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블랙박스 위치를 좀 더 높여서 케이블과의 간섭을 피해보기로 했습니다. 프레임 장착부와 블랙박스 사이의 길이가 길어지니 진동에 잘 버티려면 튼튼해야 할 것 같아 금속제 연장 어댑터를 찾다 렉마운트 제품으로 장착했습니다.

비용

  • 렉마운트 고프로 연장 어댑터 M사이즈: 15,200원 (20g)

장점

  • 튼튼해보이는 금속 재질
  • 스크류홀 센터 기준 35mm 연장 가능

단점

  • 튼튼함을 위해 어쩔 수 없는 묵직함
  • 알리발 액세서리에 비하면 어쩔 수 없이 비싼 가격

총평

딱 손에 들어보면 쬐끄만 게 제법 묵직합니다. 확실히 금속 덩어리라는 게 느껴집니다. 좀 더 오래 써봐야 진짜 튼튼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게와 별개로 장착은 특별할 게 없이 잘 됩니다.

구입한 이유였던 블랙박스와 변속 케이블 간섭도 해소됐습니다. 겨우 35mm 높아진건데 블랙박스의 시야도 좋아진 것 같습니다. 괜히 블랙박스 대신 고프로를 달아보고 싶다는 야심마저 들게 만드네요.

손 다이나모 허브 세미레디얼 완성휠셋 (Son XS Semi Radial Front Wheel 20H)

제 브롬톤의 주용도는 자출이다보니 야라가 잦습니다. 항상 해지기 전에 퇴근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안 되더라구요. 그렇다보니 매일 전조등을 충전하고 후미등용 건전지를 챙겨야 하는 게 너무 귀찮아서 SP 다이나모 허브를 사서 경량림에 조립했습니다. 전조등과 후미등도 다이나모용으로 바꿨구요. 이게 18년 4월이었습니다. 이후 충전의 귀찮음에서 해방됨과 더불어 야라할 때마다 추가 운동 효과를 느끼며 잘 써왔습니다.

그러다 올 겨울 마개조 레이더에 다이나모 허브가 걸려들고 말았습니다. 투어링 중에는 야라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하니 다이나모는 포기할 수 없었거니와 언젠가는 손 허브를 꼭 써보고 싶었거든요. 다이나모 허브는 발전 중에 ‘웅웅’거리는 소음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스포크를 세미래디얼 패턴으로 빌딩하면 이 부분이 최소화된다며 나온 허브 제조사가 직접 만든 완성 휠셋이 있어 구입했습니다. 다이나모 허브는 28홀이 국룰인줄 알았는데 허브 제조사에서 직접 빌딩했으니 20홀 짜리도 괜찮겠지 싶어 20홀로 골랐습니다.

비용

  • 완성휠셋: 479,000원 (734g)
  • 밸브 구경 축소 어댑터: 1,000원
  • 브롬톤 순정 허브 다이나모 램프 브라켓: 7,000원

장점

  • (체감은 잘 안 되지만 벤치마킹에서 좋다고 하는) 성능
  • 확실히 줄어든 구동 소음과 무부하 구름저항
  • 끝판왕까지 왔다는 심리적 만족감

단점

  • 예상 이상의 가격과 무게
  • 림테잎 미포함
  • 림이 슈레더 밸브용

총평

사실 들인 돈에 비하면 체감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게 함정이네요. 분명 구름성이나 효율이 좋아지긴 한 것 같은데 경량으로 짰던 기존 다이나모 휠셋에 비하면 100g 가까이 중량화되어 개선점이 상쇄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대신 아무래도 튼튼한 순정림에 스포크 개수도 원래보다 늘었으니 더 튼튼해지기는 했을 것 같습니다. 라이딩 중 림이 쪼개지거나 스포크 부러지는 일 없이 무사히 집에 돌아올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거겠죠.

그 외 세세하게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휠셋을 샀는데 림테잎이 없더라구요. 미리 발라두는 건 좀 어렵다손 쳐도 하나 넣어줄 수도 있지 않나 싶기도 했는데요. 그나마 사이즈 맞는 림테잎 여분이 집에 있어 직접 작업했습니다. 그리고 림이 슈레더 밸브용이더라구요. 몇 년 동안 경량림만 써서 제가 갖고 있는 튜브는 전부 프레스타인데요. 인터넷을 뒤져보니 밸브 어댑터가 있어 그걸로 해결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전조등에 노브 라이트 어댑터를 잘 써왔는데요, 이 제품의 유일한 단점이 머드가드와의 간섭입니다. 브레이크암 아랫쪽으로 연결되는 구조라 머드가드를 살짝 누르게 되어 두꺼운 타이어를 쓰면 타이어와 머드가드 사이에도 간섭이 생기게 되는데요, 이번에 손 대는 김에 순정 브라켓으로 바꿨습니다. 순정 브라켓은 브레이크 윗쪽으로 뻗어나와 머드가드와의 간섭이 없습니다. 그만큼 전조등이 살짝 윗쪽으로 올라가는데 제 경우 프론트백과 간섭은 없어서 그냥 뒀습니다.

컨티넨탈 어반 컨택트 타이어 (Continental Urban Contact Tires)

원래 13c 경량림을 쓰다보니 타이어 선택의 폭이 좁았습니다. 사실상 28c의 얇은 타이어 밖에 선택지가 없었거든요. 덕분에 벨로또 챔피언 스피드를 오래 썼습니다. 하지만 휠셋이 바뀌면서 18c 순정림이 사용되어 타이어를 다른 걸로 바꿔볼 수 있게 됐는데요, 마침 눈이 얼어붙은 자전거 도로로 자퇴하다 벨로또 타이어 한 짝을 찢어먹으면서 생각보다 기회가 빨리 왔습니다.

내구성에 몰빵한 슈발베 마라톤보다는 그래도 어느 정도 균형잡힌 능력치의 타이어를 쓰고 싶었는데요, 마라톤 레이서와 이 타이어 중 고민하다가 무게와 구름성에 대한 욕심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 하고 35c 짜리 컨티넨탈 어반 컨택트 타이어를 골랐습니다.

비용

  • 컨티넨탈 어반 컨택트 블랙 폴딩 1대분: USD 51.83 (한짝 216g)

장점

  • 오랜만에 느껴보는 다운힐 코너링에서의 안정감
  • 넓어진 림과 함께 하니 한결 편해진 타이어 탈착

단점

  • 중량화 (벨로또 챔피언 스피드 대비 +51g/1짝)
  • 고압 슬릭 타이어 대비 늘어난 평지 구름저항

총평

바꾸기 전에 예상했던대로 평지에서의 경쾌한 느낌이 좀 줄어드는 대신 안정감이 생겼습니다. 바꾸고 2주 정도 자출도 하고 남북도 갔다왔는데 한겨울 도로의 잔설이나 염화칼슘을 밟으면서도 이전보다 훨씬 접지력이 좋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마라톤 타이어의 절반 무게에 어느 정도의 펑크 방지 능력도 있다는 해외 비교 리뷰들을 보면 어떤 용도로도 무난한 타이어 같습니다.

그리고 경량림에 얇은 타이어 장착할 때보다 확실히 타이어를 탈착하기가 편했습니다. 전에는 타이어 레버 2개를 쓰고도 한참 낑낑대야 타이어를 바꿀 수 있었거든요. 투어링 중 펑크나면 도로변에서 펑크 수리를 해야 할 수도 있을텐데 그럴 때 확실히 장점이 될 것 같습니다.

마치며

원래 연말 휴가 동안 마개조를 모두 마칠 요량이었는데 아직 덜 끝난 부분이 있습니다. 변속 레버와 스프라켓 매칭 문제를 좀 더 손봐야 하고, 리어 휠셋을 순정림으로 다시 짜야 합니다. 다행히 지금 상태에서도 당장 타는데는 전혀 문제 없어서 휴가 기간 동안도 신나게 타고 다녔고 새해를 맞은 이번주부터도 또 신나게 타고 다니려고 합니다.

나름대로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서 브롬톤을 손봤습니다. 그럼에도 아무래도 사제 부품을 많이 썼다 보니 일말의 불안감이 있습니다. 봄이 오기 전까지 자출하면서 충분히 손보고 검증해서 올 한 해 목표인 국토종주 하는데 부디 별 문제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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