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커 무선충전 스테이션 사용기 (Anker Wireless Charging Station)

구입 동기

얼마 전 애플 워치와 에어팟 프로를 샀다. 모두 하루 종일 끼고 사는 물건들이라 충전은 주로 침대 머리맡에서 하곤 했다. 집에 있던 멀티충전기를 이용하면 충전에 문제는 없었다.

근데 손바닥만한 공간에 케이블 서너개에 폰, 에어팟, 워치가 아웅다웅하고 있으니 영 보기 좋지 않았다.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었다. 결국 충전 스탠드를 알아보게 됐다.

후보군 조사

나에게 필요한 기능은 명확했다. 폰, 에어팟, 워치를 동시 충전. 폰과 에어팟은 무선충전 규격(Qi)만 만족하면 되니 고르기 쉽다. 워치는 독자규격이라 좀 까다롭다. 특히 호환 충전기는 발열 문제가 있다고 한다. 최소한 MFi 인증을 받았거나, 워치 정품 충전기를 끼워 쓸 수 있는 제품 위주로 알아보기로 했다.

Belkin BoostCharge 3-in-1

가장 먼저 찾아본 건 벨킨(Belkin)이다. 맥세이프 제품이 멋져보였는데 맥세이프 지원 제품이 없는 나에게는 무용지물이다. 대신 사진의 BoostCharge 3-in-1이 그나마 괜찮아보였다. 전용 AC 어댑터가 필요해보인다. 워치에 타이트한 솔로 루프를 장착하면 어떻게 봐도 에어팟이랑 간섭이 있을 것 같다. 가격은 아마존에서 119.99달러. 한국은 약간 디자인이 다른 제품이 애플스토어 독점으로 169,000원. 비싸다. 일단 보류.

mophie 3-in-1 Wireless Charging Stand

모피(mophie)에서 나온 물건도 있다. 벨킨보다 덜 예쁘고 더 커보이고 더 비싸다. 애플스토어 독점 188,000원, 아마존 139.99달러. 할인을 받아도 100달러가 넘는다. 전용 AC 어댑터도 똑같이 필요하다. 에어팟 위치에 대충 놔도 코일 정렬이 되도록 음각이 들어간 정도가 장점으로 보인다.

Anker Wireless Charging Stand (A2579)

애플스토어에서 파는 제품들이 마음에 안들어 알리로 가기 직전에 우연히 찾은게 이 앤커(Anker) 제품이다. 모델명은 A2579. 벨킨이나 모피와는 달리 워치 충전기 미포함이다. 대신 워치 정품 충전기와 케이블을 깔끔하게 끼워 쓸 수 있다. 스마트폰용 스탠드에는 충전 코일이 위아래로 두 개 들었다. 세로는 물론 가로로 거치해도 충전할 수 있겠다. 워치와 에어팟도 간섭이 없어보인다.

무엇보다 싸다. 정가는 49.99달러인데 AC 어댑터를 빼면 37.99달러다. 스탠드 전원 입력은 퀵차지 2.0 지원 USB-C다. 집에 널린 충전기를 두고 굳이 20W 짜리 구형 USB-A 어댑터, 그것도 미국 플러그 제품을 12달러 주고 살 이유가 없다.

결국 아마존에서 약간의 할인을 더 받고 주문했다. 배대지를 거쳐 열흘 정도를 기다려 받아볼 수 있었다.

실사용 후기

받아보니 생각보다 외관과 마감이 깔끔하고 작아서 마음에 들었다. 집에 굴러다니던 9V/2A 지원 USB-C 어댑터를 연결하니 폰, 에어팟, 워치 모두 문제 없이 충전됐다. 에어팟과 워치를 동시에 충전하더라도 워치 화면을 확인하는데 큰 지장이 없었다. 충전 상태를 표시하는 LED는 과하지 않아 침실에서도 거슬리지 않았다.

덕분에 침대 머리맡이 아주 깔끔해졌다. 치렁거리는 케이블’들’과 충전기’들’에서 해방되니 속이 시원하다. 잠들기 전 비몽사몽한 중에도 케이블 꽂을 필요 없이 스탠드에 폰을 올려두면 되니 편하다. 특히 폰 스탠드에 코일이 위아래로 두 개 들어있어 가로로 놔도 충전이 된다.

단점은 고주파음이다. 무선충전 원리상 코일 진동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진동과 소음을 얼마나 잘 감쇄시키고 차단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 제품은 무선충전 사용 중 귀를 가까이 대고 잘 들어보면 고주파음이 살짝 들리는 정도다. 아주 조용한 환경에서 고주파음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

사실 아마존 리뷰 중에도 고주파음에 대한 얘기가 있었다. 교환 받았더니 괜찮다는 걸로 봐서 뽑기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 내 경우 침대에서도 잘 들리지 않는데다 직구품이라 교환 받기도 힘들어 그냥 쓰기로 했다.

그 외 자잘한 단점도 있다. 생각보다 먼지가 잘 붙는데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 에어팟 충전부는 눈으로 보지 않으면 충전부를 정확하게 찾기가 어렵다. 음각은 되어 있지만 인쇄나 다름 없는 수준이라 의미가 없다.

총평

대부분의 무선충전기는 큰 고민 없이 사도 된다. Qi 규격만 만족하면 되기 때문이다. 혼자만 독자 규격을 쓰는 애플 워치가 문제다. 이 스탠드는 Qi 규격을 지원함은 물론 워치 정품 충전기를 깔끔하게 수납해주니 호환성 문제가 없다. 폰 스탠드에 코일이 위아래로 두 개 들어있는 점과 USB-C 입력을 받는 점도 좋다. 무선충전 고주파음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한 점과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이 직구해야 한다는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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