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renchie Co. Speed Wallet Mini 지갑 사용기

기본 정보

장점

  • 놀랍도록 작은 크기에 기가 막힌 카드/지페 수납
  • 얇지만 질 좋은 가죽 재질

단점

  • 스키니진 앞주머니에는 넣기 힘든 두께
  • 내용물이 너무 적으면 카드가 빠질 수 있음

사용기

구입

항상 작고 가벼우며 수납 효율 좋은 지갑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미니멀리즘을 표방한다는 지갑은 이미 많이 나와있었지만, 수납 좀 할 만 하면 크기가 너무 커지기 일쑤고, 작게 잘 나왔다 싶으면 십중팔구 지폐를 꾸깃꾸깃 접어넣어야 했다.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인디고고에서 우연히 괜찮아보이는 지갑을 찾았다. 콜롬비아에서 만든 세 번 접는 방식(Tri-fold)의 지갑이다. 재질이 이탈리아 풀그레인 가죽임을 감안해도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구조와 크기가 아주 마음에 꼭 들었다.

일반 버전(Speed Wallet)과 미니 버전(Speed Wallet ‘Mini’)가 있는데, 일반 버전은 미니 버전보다 크기가 좀 더 큰 대신 지갑 안에 카드, 명함, 동전 등을 넣을 수 있는 수납 공간이 하나 더 있다. 나는 조금이라도 더 작고 가벼운 지갑을 원했기에 미니 버전을 골랐다.

전세계 어디로든 무료배송 조건이었기에 배송대행지 대신 한국으로 직배송 받았다. 무료배송이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무려 DHL 특송이었다.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출발해 미국을 거쳐 서울까지 닷새 만에 받아볼 수 있었다.

사용 전

크기가 정말 인상적일만큼 작다. 지갑의 높이는 신용카드 한 장 길이와 정확히 딱 맞아 떨어질 정도다. 너비도 신용카드 너비에 가죽이 접힌 부분이 덧붙은 정도다.

그리 얇지는 않아서, 스키니진 주머니에 넣고 쓰기에는 불편한 지갑이다. 대신 한손에 쏙 들어오는 느낌이 기분 좋은데다 가방 오거나이저 어디에도 쉽게 수납할 수 있을만큼 작은 크기가 장점이다.

전체 뼈대는 얇은 가죽 두 장을 맞대어 바느질했다. 가죽이 워낙 얇다보니 무게도 가벼운 편이다. (56 g) 무게가 나갈만한 부분은 RFID 스캔을 막아주기 위한 얇은 금속판재 한 장과 지갑을 닫기 위한 자석 뿐이다.

가죽을 만져보면 부들부들 좋은 느낌이 난다. 합성섬유로 만들었다면 더 가벼웠겠지만 잘 손질된 가죽이 손에 닿는 느낌만큼은 합성섬유가 따라올 수 없다. 일부 부자재를 제외하고는 충살하 가죽으로만 만들어낸 지갑이다.

지갑 윗쪽에서는 두 개의 가죽 손잡이가 눈에 띈다. 손잡이는 카드를 6장까지 넣을 수 있는 두 개의 카드 수납 공간에 각각 연결되어 있다. 가죽 손잡이를 당기면 손잡이와 연결된 스트랩이 당겨지며 수납 공간에 들어있던 카드가 딸려 올라온다. 어느새 흔해진 기능인데 써보면 확실히 편하다. 스트랩은 나일론 재질이라 질기면서도 카드에 상처를 덜 낸다.

두 카드 수납 공간 중 검은색 가죽 손잡이가 달린 부분은 RFID 차단 필름이 붙어 있는 쪽이다. RFID 차단 뿐만 아니라 자석의 자기장으로부터 신용카드의 마그네틱 밴드 부분이 망가지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역할도 할 수 있겠다.

지갑의 플랩에는 자석이 들어있다. 플랩을 닫으면 ‘탁’ 소리가 나며 알아서 지갑이 닫힌다. 다시 열려면 적당히 힘을 줘서 자석을 떼어내야 한다. 아예 잠금장치가 없거나 벨크로, 똑딱 단추, 고무줄 같은 걸 쓰는 것에 비하면 훨씬 깔끔하고 조용하며 편하다.

플랩을 열면 지폐 수납 공간이 나타난다. 이 지갑은 길이 약 180 mm, 너비 80 mm까지의 지폐를 보이지 않게 수납할 수 있다. 지폐 대여섯장까지는 들어있는 줄도 모르게 수납할 수 있을 정도고, 지폐나 카드가 더 많아져도 자석 덕분에 지갑을 문제 없이 닫을 수 있다.

사용 중

가죽은 정말 사랑스러운 소재다. 주인과 함께 같이 나이들어가는 느낌이 좋다. 찍히고 상처나도 잘 관리해주면 어느새 밉지 않은 흔적만 남는다. 단, 품질 좋은 가죽일 경우에만 해당되는 얘기다.

다행히 이 지갑을 만드는 데 쓰인 가죽은 꽤 질이 좋았던 모양이다. 어쩌다 한 번씩 가죽용 영양크림을 발라주는 정도의 관리만으로도 코듀라 나일론 재질의 가방과 매일 마찰되는 가혹한 환경을 문제 없이 견뎌줬다.

아무래도 천연가죽이다보니 쓰면서 가죽이 조금씩 늘어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지갑이 가득 차 있을 때는 아무래도 상관없는데, 갑자기 수납량, 특히 카드 장수를 줄였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 가죽이 늘어난 상태에서 카드 장수를 줄이면 그만큼 빈 공간이 생기는데, 지갑을 아무리 꽉 여미더라도 카드가 흘러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항에서 PP카드를 흘리는 바람에 라운지 출입을 못 하기도 했었다.

이후 지갑은 가능한 가방 안에 세워서 보관하고, 손에 들 때는 카드가 흐르지 않도록 옆면에 손가락을 하나 걸쳐주는 습관을 들였더니 더 이상 카드를 분실하는 일은 막을 수 있었다. 어쨌든 당하기 전에 조심해야 할 일이다.

RFID 스캔 방지 기능은 실사용에는 별 영향이 없었다. 주사용 신용카드를 RFID 스캔 방지가 된다는 수납 공간에 넣은 채 사용했는데, 서울 뿐만 아니라 경기도, 부산, 경상남도 등에서 주사용 카드의 후불교통카드 기능을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폐 정리는 연습이 필요하다. 원하는 지폐만 찾아 꺼내는 건 어렵지 않은데, 지폐를 원하는 곳에 빠르고 깔끔하게 끼워넣는 게 어렵다. 제조사의 홍보 영상을 보고 연습을 좀 해야 한다. 한 번 손에 익으면 빠르고 편하게 정리할 수 있다.

지갑이 워낙 작다보니 외화를 사용할 때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다. 위에 쓴 것처럼 이 지갑에 깔끔하게 수납할 수 있는 지폐의 크기는 길이 180 mm, 너비 80 mm까지다. 대부분의 외화가 잘 수납되지만, 일부 유독 너비가 넓은 고액권은 지갑 위로 조금씩 삐져나온다.

문제가 되는 지폐들은 아시아에서는 마카오 1000파타카(81.5 mm), 홍콩 1000달러(82 mm), 유럽에서는 100/200/500유로(82 mm), 영국 50파운드(85 mm) 정도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한국 원, 미국 달러, 캐나다 달러, 중국 위안, 일본 엔, 대만 달러, 태국 바트 등은 모두 깔끔하게 수납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권종들도 모두 각국의 최고액권들이라 여행 중 휴대 빈도가 적어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사용 후

얼마 전, 지갑을 바꿀 생각에 한참 국내외 쇼핑몰을 열심히 뒤진 적이 있었다. 지갑을 바꾸려고 했던 이유는 사용기간이 길어지며 가죽이 늘어진 덕에 카드 수납 공간이 헐거워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지갑만큼 작고 가볍고 고급스러우면서도 수납력 좋은 지갑을 찾을 수 없었다. 그만큼 좋은 지갑이다.

대신 구입한 것이 같은 회사의 같은 모델 중 나일론(Ballistic Nylon) 재질의 제품이다. 기존 가죽 제품이 가죽 두 장을 붙여 만들었다면, 나일론 제품은 안쪽은 가죽, 바깥쪽은 나일론 원단으로 되어 있다는 것만 다르다. 가격도 가죽 제품보다 10달러 저렴하다. (가죽 $89, 나일론 $79)

늘리면 그대로 늘어나는 가죽 대신, 탄성이 거의 없는 나일론 원단으로 뼈대가 잡힌 제품이다. 그만큼 오래 써도 카드 수납 공간이 늘어나지 않을 것을 기대하며 구입했다. 잘만 된다면 앞으로 아주 오래 나와 함께 할 수 있는 지갑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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