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ASE EO Travel Backpack (CL90004) 2년 사용기

Front sideRear Side

1. 외관 (4/5)

+ 각지고 광택이 적어 수트부터 스포츠웨어까지 두루 어울리는 디자인
+ 가방 상단과 측면의 손잡이

– 가방을 꽉 채우지 않을 경우 가방 상단이 처짐
– 가슴 스트랩 탈착 불가

2. 기능 (3/5)

180도 열리는 주수납공간과 17″ 노트북 수납공간
기내반입 가능 (48x33x16cm 30L;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준 55x40x20cm 44L)
+ 가방 양쪽의 컴프레션 스트랩과 확장지퍼(25L→30L)
+ 오거나이저가 포함된 다양한 보조수납
+ 주수납칸의 물건이 쏟아지는 것을 막아주는 메쉬

– 기내반입 기준 대비 체적이 약 68%에 불과해서 기내수화물 위주 여행에 불리
– 보조수납공간의 두께가 얇아 수납력 제한적
– 캐리어 손잡이 체결 불가

3. 보호 (2/5)

+ 노트북 수납공간의 넉넉한 패딩
+ 기본 장착된 가슴 스트랩
+ 가방 상단의 작은 플리스칸

– 방수 불가
– 패딩 얇은 어깨 스트랩
– 허리 스트랩 없음
– 가방의 무게중심이 등에서 멈
– 지퍼에 자물쇠 체결 불가

4. 후기

Actual use

나는 여행할 때 바퀴 달린 캐리어보다 기내용 백팩 하나만 갖고 다니는 쪽을 선호하는데, 지난 2년여간 직접 사용해보니 ‘Travel Backpack’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행용으로 꽤나 괜찮은 가방이었다. 사나흘의 대만 여행, 2주 간의 남미 여행, 한 달 짜리 중국 출장 모두 이 가방으로 부족함 없이 치러낼 수 있었다. (단, 남미 여행 때는 사나흘마다 손빨래를 했고 중국 출장 때는 매일 호텔에 세탁을 맡겼다는 전제가 붙는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외관이다. 대부분의 여행용 백팩은 등산용 백팩과 별 차이 없이 생겼다. 화려한 배색에 번쩍거리는 립스탑 나일론, 치렁거리는 스트랩들. 하지만 이 가방은 다른 인케이스의 백팩처럼 꽤나 슬릭하고 특히 튀는 곳 없이 무난하게 생겼다. 비즈니스 캐주얼에도 잘 어울리고 캐주얼에도 괜찮다. 번화가를 걸을 때 다른 여행용 백팩에 비하면 이목을 덜 끈다. 여행지에서 남들 눈에 띄지 않는다는 건 분명 장점이다.

주수납칸은 캐리어처럼 180도 열린다. 집이나 숙소에서 짐을 싸고 풀 때 편리하다. 등쪽에 위치한 노트북 수납공간 역시 180도로 열린다. 보안검색 때 노트북을 꺼낼 필요 없이 노트북칸만 완전히 열어 검색대에 그대로 올리면 된다. 역시 편하다. 국가나 공항, 보안요원에 따라 노트북을 외부로 꺼낼 것을 요구받을 수도 있다. 노트북을 꺼내더라도 노트북칸 지퍼를 윗쪽만 열고 벨크로를 풀면 된다. 여전히 편하다.

다만 무거운 짐을 지고 악천후를 무릅쓰는 거친 여행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 가방은 두꺼운 노트북칸 때문에 무게중심이 등에서 붕 떠 있는 가방이라 허리 스트랩이 없으면 어깨에만 부하가 집중된다. 근데 허리 스트랩이 애초에 없는데다 어깨 스트랩의 패딩이 얇다. 그나마 있는 가슴 스트랩을 잘 활용하는 수 밖에 없다.

악천후를 무릅쓰기에는 방수가 ‘전혀’ 안된다. 타폴린 코팅된 앞면 외에는 생활방수 이상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우기의 페루로 여행가기 전 방수가 걱정되어 가방 전체에 발수제를 여러 겹 도포하고 갔었는데도 소나기를 한 번 맞고 나니 가방 안에서 물이 찰랑거릴 정도였다. 방수가 안되는 여행용 가방에 레인커버가 별매라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

그 외에도 본격 여행용으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꽤 있었다. 작은 전자제품이나 귀중품을 넣기 좋은 주머니가 가방 상단에 노출되어 있고 자물쇠로 완전히 잠글 수 있는 지퍼가 없어 전혀 치안이 나쁜 곳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나는 등에 가장 가까운 일부 분산한 것을 제외한 귀중품을 노트북칸에 몰아넣고 억지로 자물쇠를 채웠는데 쉬이 안심이 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수납공간이 많은 것 같지만 실제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의 보조수납칸이 넓은데 얇고 또 얕다. 특히 오거나이저에 넣었던 물건은 숙소에서 주수납공간을 한 번 열었다 닫으면 꼭 흘러나와 제자리에 있는 법이 없었다. 물건을 잘 분산해서 배치하는 요령이 필요했다.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는 탈수를 막기 위해 물을 마시는 것인데, 간단히 물통을 수납할 공간이 전혀 없다. 외부에는 물통을 넣을 곳이 없고 내부에 물통을 넣으면 꺼내기도 불편할 뿐더러 물이 새기라도 그 칸 뿐만 아니라 가방 전체가 젖는다. 나는 컴프레션 스트랩에 물통을 카라비너로 매달고 다녔는데 스트랩이 처져서 보기에도 좋지 않았고 걸을 때마다 물통이 흔들려서 불편했다.

5. 결론

여행용으로 나온 백팩 중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슬릭한 디자인의 가방이다. 이 점은 대체가능한 가방이 많지 않다. 크고 작은 수납공간을 제공하고 주수납칸은 180도 열리는 등, 여행용 가방이 갖추어야 할 미덕을 상당부분 갖추고 있다.

다만 방수가 안된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도보 비중이 높은 여행을 한다면 우비 또는 레인커버(Incase Rainfly Large)를 반드시 챙겨야 한다.

크기가 애매해서, 구입하기 전 여행기간과 짐의 양을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내 경우, 노트북을 휴대하고 호텔에 매일 세탁을 맡기는 전제 하의 수 주 정도의 해외출장용으로서가 외관이든 수납이든 모든 것에 가장 알맞았었다.

* EO 시리즈 이후 발매된 TRACTO 시리즈에서는 기내반입 가능한 한계까지 커진 크기, 가방 내부에 수납 가능한 어깨 스트랩, 허리 스트랩 추가, 방수력 향상 등 개선된 부분이 있다. 가격은 미국 USD 250, 국내 30만원. 참 자비없다.

* 딕피스트(Dickfist)라는 브랜드에서 나오는 가방 중 이 가방과 꼭 빼닮은 제품이 있다. 생활방수 가능한 지퍼가 적용되었고 레인커버도 주는데 가격이 5만원 언저리다. 직접 써 본 적도 없고 이 가방과의 관계도 모르겠지만 여튼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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