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MATIC Travel Bag 개봉기

Nomatic Travel Backpack

0. 개요

Nomatic Travel Bag (Kickstarter Early Birds; USD 149)
https://www.nomatic.com/pages/the-nomatic-travel-bag
https://www.kickstarter.com/projects/1131502390/the-nomatic-travel-bag
https://www.indiegogo.com/projects/the-nomatic-travel-bag-backpack
* 이 글에는 가방 내외부의 자세한 사진이 포함되지 않았으므로, 필요하신 분은 위 링크 참고 요망

1. 외관 (3/5)

각지고 매끈한 디자인
+ 가방 상하단의 운반 손잡이

– 빈 가방 무게가 무거운 편 (1.8kg)
– 가방이 무거울 경우 활용이 힘든 더플백 모드

2. 기능 (5/5)

180도 열리는 주수납공간
가방의 상하좌우 다양한 수납
+ 여권, 귀중품 보관용 RFID 차단 및 TSA자물쇠 포함된 수납공간
기내 반입기준 한계선과 일치 (54x36x22cm; 대한항공/아시아나 기내수화물 기준 55x40x20cm)
   * 가방 본체는 기준 충족하나 어깨스트랩 때문에 두께 초과; 실사용시 큰 문제 없어보임.
+ 캐리어 손잡이에 결합 가능
+ 가방에 최적화된 다양한 Add-on (진공압축팩, 세탁물 파우치, 방수파우치 등)

– 가방에 비해 짐이 적을 때 유용한 컴프레션 스트랩 없음

3. 보호 (4/5)

내외부 모두 방수 (타폴린 재질 + 방수지퍼)
+ 노트북(~15″), 태블릿, 전자제품 보관공간의 패딩, 플리스 처리
가슴스트랩 기본 장착, 허리스트랩 추가 가능 (Add-on)

– 등판 외부 패딩이 없어 가방과 등 사이 공기순환 부족

4. 구입

작년 여름에 킥스타터 캠페인을 후원한 이래, 거의 반 년 만에 받아본 가방이다. 사용기가 아니라 개봉기인 이유는 아직 실제 여행에서 사용해본 경험 없이, 실물을 만져본 느낌만으로 쓰는 글이기 때문.

킥스타터 캠페인 당시부터 내 눈길을 잡아끌었던 건 크게 세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기내수화물 기준에 꽉 차는 가방이라는 점. 둘째, 내외부의 수납공간이 다양하다는 점. 셋째, 레인커버 없이도 상당한 방수를 제공한다는 점.

이 모두가 여행용으로 기내수화물 백팩(Carry-on Backpack)을 선호하는 여행자라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점들이다. 기내수화물 용량을 꽉 채운 가방이 실사용 목적에서는 너무 클 수도 있고, 보안상 외부로 노출되는 수납공간을 선호하지 않을 수도 있고, 방수를 포기하고 더 가벼운 가방을 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원래 사용했던 여행용 백팩에서 가장 크게 느꼈던 아쉬운 점이 저 세 가지였기 때문에 이 가방에 매력을 느꼈고, 구입을 결정했다.

가방을 받아보고 처음 느낀 점은 제조사에서 킥스타터 캠페인에 홍보했던 바로 그대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 킥스타터 캠페인을 후원했지만 그 중에는 성공한 것도 있고 실패한 것도 있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이 가방은 제조사에서 내세운 특징을 그대로, 또는 기대 이상으로 담고서 괜찮은 마감과 함께 도착했다.

5. 둘러보기

가방의 내/외부의 주 재질은 타폴린이다. 질기고 방수력이 좋아 타프(방수천막)나 트럭 포장용으로 많이 쓰이는 재질이다. 그만큼 이 백팩은 따로 레인커버를 쓰지 않아도 가방 자체가 방수가 된다. 외장 뿐만 아니라 내부 수납공간 역시 타폴린을 써서 혹시 가방 안에서 물통이 새도 다른 물건들이 젖을 염려가 적다. 거기에 외부에 노출된 모든 지퍼가 방수지퍼다. 즉, 방수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가방이다.

label

이 가방이 제공하는 수납공간은 많다. 정말 많다. 크고 작고, 깊고 얕고, 두껍고 얇은 다양한 수납공간을 갖추고 있다. 옷가지나 부피가 큰 물건은 180도로 열리는 수납공간에 넣고, 작은 물건들은 잘 구획이 나눠진 수납공간에 별도의 파우치 없이도 분리수납 할 수 있다. 거기에 가방 위, 아래에는 방수가 되며,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접을 수 있는 수납공간이 따로 있다. 물통, 신발, 젖고 더러운 옷가지를 분리보관하기에 적합하다.

노트북과 태블릿 수납공간도 제공한다. 노트북은 15인치까지, 태블릿은 아마도 10인치 정도까지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가방의 크기에 비해서는 작은 편이다. 노트북과 태블릿 수납공간에는 약간 거친 편이지만 플리스와 패딩 처리가 되어 있다. 특이한 점은 태플릿 수납공간의 입구를 고정하는 벨크로 중간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점인데, 태블릿을 수납한 상태에서 충전케이블을 그쪽으로 통과시키라는 의도라고 한다. 많이 사용할 것 같지는 않지만 있어서 나쁠 것 없겠다.

특이한 점은 RFID 전파를 막아주고 TSA자물쇠(기본제공)가 체결된 미니금고 칸이 있다. 여권이나 귀중품을 보관하라고 만든 칸인데 발상 자체는 괜찮으나 이 가방의 존재와 구조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 가방의 약점을 정확히 아는 셈이 되니 마냥 마음 편히 사용하기는 힘들다. RFID 스캔이나 가방의 지퍼를 열어보는 공격을 잠시 막아주는데는 도움이 되겠으나 정확히 이 부분을 면도칼로 찢어버리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적당히 활용하되, 여권/여권사본과 귀중품을 분리해서 보관하는 요령이 필요하겠다.

이 가방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별도의 스트랩 없이 백팩과 더플백 두 가지로 활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백팩과 더플백이 동일한 스트랩을 공유하는 구조 때문인데, 직접 만져보니 크게 의미는 없어보인다. 더플백 모드에서 손잡이의 위치가 등판 가운데라 몸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는데 짐이 무거우면 그만큼 들기가 더 힘들어진다. 오히려 가방의 상단과 하단에 각각 운반용 손잡이를 제공하는만큼 이쪽을 활용하는 편이 나아보인다.

6. Add-on

 

add-on: foldable laundry bagadd-ons: waist straps and compression bag

가방을 구입할 때 별도의 Add-on을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 접히는 세탁물 파우치는 기본 제공되고, 진공압축팩, 셔츠접개, 허리스트랩, 세면용품 파우치 중 하나를 무료로 추가할 수 있다. 나머지는 필요할 경우 추가 금액을 내고 구입할 수 있다. 나는 세탁물 파우치, 진공압축팩을 선택하고 허리스트랩은 추가 구매했다.

이 Add-on들의 만듦새도 꽤 괜찮다. 세탁물 파우치는 메쉬로 만들어져 있는데 사용하지 않을 때는 납작하게 접어 가방 하단 수납공간에 넣을 수 있고, 여행지에서는 펼쳐서 세탁물을 담아두었다가 여행이 끝나면 그대로 역시 가방 하단 수납공간에 다른 물건들과 분리수납해서 가지고 올 수 있도록 제작됐다. 진공압축팩은 단방향 밸브가 달려있어 진공펌프 없이도 꾸욱 눌러주면 구겨져도 상관없는 옷가지들의 부피를 최소화할 수 있다. 방수는 덤이다. 허리스트랩은 버클로 가방에 탈부착이 가능하다. 허리스트랩에는 여권에 딱 맞는 지퍼주머니도 있다. 여권을 자주 넣고 꺼내야 하는 공항에서 유용하겠다.

대부분의 Add-on이 여행에 도움되는 물건들인데 반해 세면용품 파우치는 적절치 않아보였다. 파우치의 재질이 가방과 똑같은 타폴린인데, 질기고 방수가 되는 것은 좋으나 투명하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 이 가방은 기내에 가지고 타는 용이고, 특성상 액체류가 많은 세면용품들은 반드시 투명한 지퍼백에 넣어 보안검색대에 별도로 제출해야 한다. 그런데 투명하지 않은 재질로 세면용품 파우치를 만들었다는 점은 이 가방의 목적과는 맞지 않아보인다.

7. 문제점

내가 느끼기에 이 가방의 가장 큰 단점은 두 가지다.

첫째, 너무 무겁다. 방수와 내구성을 얻은 대신 무게를 잃었다. 타폴린 자체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내구성이 검증된 재질이다. 하지만 빈 가방의 무게가 1.8kg이라는 점은 좀 과하다. 공항과 호텔을 오가는 사이에 매기에는 큰 문제가 없겠으나 하루 종일 가방을 매야 하는 일정이라면 부담스럽다. 가방의 재질 자체가 가진 신뢰성과 수납공간을 활용해서 레인커버, 패킹큐브, 각종 파우치 등을 제외, 최대한 짐의 무게를 줄일 필요가 있다.

둘째, 등판에 별도의 패딩이 없다. 단순히 무게를 등판에 분산하기 위함이라면 등판 쪽에 노트북 보호 목적으로 삽입된 패딩만으로도 충분하다. 다만, 가방과 등 사이에 입체적인 패딩이 없으면 등으로 공기가 순환하지 못해서 등에 땀이 줄줄 흐르게 된다. 온난하거나 추운 나라를 여행할 때는 가방과 등의 표면적이 늘어나므로 오히려 더욱 편할 수도 있겠으나 무덥고 습한 나라를 여행할 때는 문제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단점은 아니지만, 크기 때문에 활용성이 애매할 수 있다. 짐을 최대한 적게 싸는 내 기준에서 일주일 어치 여행짐으로는 이 가방의 절반도 채우지를 못 했다. 수 주 이상의 여행은 일 년에 많아야 한 두 번인데, 이때는 이 가방이 빛을 발하는 시기지만 빈도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8. 결론

Allowing you to spend less time with your gear and more time exploring your world.

가방을 열어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꼬리표에 인쇄된 이 말이었다. ‘Allowing you to spend less time with your gear and more time exploring your world.’ 최소한의 짐을 기내용 기준에 맞춘 백팩 하나에 넣고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최소화한다는 내 여행 철학에 정확히 부합하는 말이었다.

Nomatic Travel Bag은 몇 가지 부족한 점은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내가 원하던 여행용 백팩의 기준에 가장 부합하는 가방이다. 어서 이 새 가방을 가지고 여행을 가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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