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명가수영밀면 – 물밀면

2017년 5월 1일
물밀면 大 6,000원

원래 부산에 올 때마다 가는 밀면집은 딱 두 군데로 정해져있었다. 근데 생각해보니 부산에 밀면집은 셀 수 없이 많은데 직접 다 가보지도 않고 가던 곳만 가는 건 맞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 부산 방문에서는 특별히 가게를 정해두지 않고 지나가다 체인점이 아니면서 깔끔해보이는 밀면집 아무데나 들어가보기로 했다. 그렇게 들른 곳이 이집이다.

밖에서 보기보다 내부도 깔끔하고 손님도 많았다. 분위기는 관광지의 유명맛집이라기보다는 그냥 깔끔한 동네식당 정도. 내가 딱 원했던 바로 그 분위기였다.

물밀면은 5,000원이고 1,000원을 추가하면 大 크기를 주문할 수 있다. 내 입맛에 비빔밀면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없는 음식이고 또 밀면은 곱배기가 아니면 안 먹는 음식이기에 물밀면 大를 주문했다.

먼저 온육수가 나온다. 온육수는 누르스름한 우윳빛을 띄는 사골육수다. 여기에 간이 세게 되어 짭조름하고 감칠맛이 났다.

밀면

밀면과 함께 나온 냉육수는 사골육수인 온육수에 따로 식초, 설탕 등을 더한 것 같다. 온육수에는 없던 한약재향도 최근 먹었던 밀면 중에는 제법 강하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뒷맛에는 고소함과 감칠맛이 어려있다.

면은 중면에 가까울 정도로 얇다. 하지만 적당하게 삶기어 나와 찬물에 잘 씻긴 덕분에 탄력과 쫄깃함이 탱글탱글하다. 바쁘다고 면을 대충 씻어내는 냉면집이나 밀면집을 아주 싫어하는데 이집에서 먹은 면은 아주 깔끔하고 즐거운 식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고명은 계란, 수육, 오이채, 무절임이 올라간다. 대부분의 밀면에 올라가는 고명 구성으로, 수육은 수분감은 적었으나 담백하고 씹는 맛이 있었다.

경주에서 묵을 때 같이 방을 쓴 투숙객이 부산 출신이었다. 부산에 밀면 맛있는 집이 어디가 있냐고 물었더니 어딜 가나 대충 다 맛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번은 내가 운이 좋았던 건지도 모르지만 정말로 그냥 지나가다 아무데나 들러서 먹은 밀면인데도 기대 이상의 밀면을 즐길 수 있었다. 밀면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 부산은 정말 축복받은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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