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건봉국밥 – 순대랑국밥

2017년 5월 3일
순대랑국밥(머리/순대/내장) 7,000원

다른 도시에 비해 순천은 역 주변에서도 제대로 된 먹을거리가 많은 편이다. 역 바로 앞에 역전시장이 있고 조금만 걸어 동천을 건너면 아랫장이 있다. 아랫장은 2/7일에 열리는 오일장이지만 상설로도 작지 않은 규모다. 오히려 관광객 입장에서는 아랫장 자체를 볼 게 아니라면 장날에 오는 것은 사람이 너무 많아 추천하고 싶지 않다.

순천을 떠나기 전 시간이 어중간하게 남아 아랫장에 저녁을 먹으러 왔다. 도보 기준 순천역에서 10분, 순천종합버스터미널에서 5분 거리다. 시장짜장집도 유명하지만 시장에 온 기분도 낼겸 국밥이 먹고 싶어 그 중 눈에 띄는 집이었던 건봉국밥으로 갔다. 원래는 전라도 향토음식인 새끼보가 들어간 국밥을 먹을 생각이었지만 머릿고기, 순대, 내장을 같이 넣어주는 국밥이 있어 그걸로 주문했다.

국밥

먼저 국물맛을 봤다. 처음 치고 올라오는 건 알싸한 후추향이다. 그 아래로 고소하면서 깔끔한 고깃국물맛이 났다. 양념을 풀지 않은 상태에서도 간이 좀 세게 느껴져서 양념은 조금 덜어내고 먹었다. 양념만 따로 맛을 보니 청양고추를 다져넣은듯 강렬한 매운맛이 난다. 국물에 양념을 풀었더니 입 안이 찌릿한 매운맛이 군데군데 난다. 양념을 상당히 덜어내고 먹었음에도 국물에서 돼지냄새는 거의 나지 않았다.

주문한대로 국물 안에는 머릿고기, 순대, 내장이 고루 들어가 있었다. 가격에 비하면 건더기들이 아주 실해서 쌀밥보다 고기로 배를 더 채울 수 있을 정도였다. 새끼보국밥도 파는 집이라 혹시 암뽕순대가 아닐까 했는데 그렇지는 않고 일반 순대였다.

전반적으로 간이 좀 센 것만 빼고는 무난한 느낌이었다. 이 글을 쓰면서 찾아보니 예전에는 밥을 따로 내어주지 않고 토렴을 해서 국밥에 말아줬던 모양이다. 부산에서처럼 일부러 따로국밥으로 먹는게 아닌 이상은 토렴을 해주는 쪽이 시장의 정취도 느낄 수 있고 토렴한 국밥만의 매력도 있는데 좀 아쉽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