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정인면옥 – 평양냉면

2016.9.11
평양냉면 9,000원

정인면옥은 자전거 타고 여의도를 지나치다가 순복음교회 옆에서 우연히 발견한 집이다. 밖에서 보기엔 별 특징이 없어보였는데, 어느날 보니 평양냉면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꽤나 입소문을 탄 가게였던 모양이다. 토요일에 한 번 찾아갔다가 휴무라 허탕을 치기도 했었는데, 주일에 순복음교회에서 예배보고 나오는 손님들을 노려서 휴무일이 특이하게도 토요일인 모양이다. 일요일에는 정상영업한다.

건물 초입에 번호표 발권기가 있었는데, 여름이나 식사시간에는 손님의 무섭게 몰리는 모양이다. 아무리 맛있는 집이라도 줄을 서서까지 먹으려고 하지는 않는 편이라 사람 없는 시간을 잘 골라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게는 전반적으로 아주 깔끔하다. 지금까지 가 본 평양냉면집들 중 가장 깨끗해보인다. 여의도에 자리를 잡은지 오래 되지도 않았고 수용인원 대비 홀이 넓어 보통의 평양냉면집들이 가진 노포스러움과는 거리가 멀다. 테이블도 대체로 깨끗하게 관리되는 것처럼 보였다.

면수에서부터 메밀의 향과 입자감이 강력하게 밀고 들어온다. 아주 고소하고 또 다른 집의 면수보다 특히 더 끈적하니 점도가 높다. 면을 삶은 과정에서 녹아나온 메밀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은데, 그만큼 면의 메밀함량이 높고 면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전분이나 다른 성분의 투입비율이 낮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정인면옥 평양냉면

면에서는 메밀향이 은은하고 기분좋게 올라왔다. 면의 질감은 탄탄하지만 쉽게 툭툭 끊어졌다. 일본의 니하치 소바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실제 메밀함량도 80% 정도이니 그렇게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간도 슴슴해서 먹는 내내 면의 맛과 향과 질감을 즐기는데 방해가 되지 않았다.

대신 육수는 간이 약간 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냉면을 받고 처음 육수를 마셔봤을 때는 육향이 은근하게 느껴졌으나 면을 다 먹고 육수를 마실 때는 육향이 아주 강하게 느껴졌다. 무슨 차이 때문인지 잘 모르겠는데 다시 한 번 먹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냉면에 곁들여진 수육은 씹는 맛이 아주 좋았다. 다만 같이 올려진 오이와 파에서 나는 강한 향이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육수에 스며들어 육수맛을 즐기는데 방해가 된 점이 아쉽다.

전반적으로 아주 슴슴하고 메밀 위주로 제대로 반죽된 면을 맛볼 수 있는 집이었다. 일반면(메밀함량 80%)은 8,000원이고 1,000원만 더 추가하면 순메밀면을 맛볼 수 있는데 한그릇에 10,000원을 우습게 보는 다른 평양냉면집들에 비하면 가격 대비 맛이 탁월하게 좋다. 꼭 가격을 언급하지 않아도 최대한 자극이 적은 냉면이 취향에 맞다면 만족도는 최상급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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