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6s 노혼 배터리 두 번째 자가 교체 후기

들어가며

내 아이폰 6s는 이제 사용한지 만 36개월을 채웠다. 그 동안 새 기기도 많이 나왔지만, 3.5mm 이어폰 단자도 없어지고, 보기 싫은 노치는 계속 들어가고, Touch ID도 없어지는 등 좀처럼 마음에 드는 기기가 없었다. 게임을 전혀 안 하다보니 6s로도 실사용에 전혀 문제가 없기도 했고.

다만 배터리만은 사용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용량이 자꾸 줄어드는 걸 어찌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딱 작년 이맘 때쯤, 만 2년 썼던 배터리를 노혼 배터리로 자가 교체했다. 어렵지 않았던 과정에 비해 결과가 무척 만족스러워서 1년 동안 잘 사용해왔다. (자가 교체하고 얼마 안 되어 애플에서 배터리 교체 프로그램을 시작한 건 함정이었지만.)

그리고 1년 여가 지났다. 지난해 배터리 교체를 고민할 때만큼 배터리 사용 시간이 줄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처음 배터리를 교체했을 때에 비하면 사용시간이 영 못 미친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였다. 비슷한 시기에 애플 배터리 교체 프로그램을 통해 정품 배터리로 교체 받은 아내의 6s보다는 더 사용시간이 길었지만, 어쨌든 체감상 사용시간이 짧아진 것은 분명했다.

실제로 Geekbench 4를 이용해서 벤치마크를 돌려보니 배터리 소모율이 이전보다 높아져 있었다. 벤치마크 1시간 기준, 배터리 성능 최대치 81% 상태의 순정 배터리는 소모율이 90%, 노혼 배터리로 교체한 직후 30%였는데 지금은 44%로, 확실히 좀 더 빨리 소모되고 있었다.

(iOS 설정에서 표시되는 ‘배터리 성능 상태’로 잔여 용량을 가늠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겠지만, iOS 12부터 배터리에 대한 검증이 추가되었는지 ‘배터리 성능 상태’가 ‘―’로만 표기되는 상태였다. 후술하겠지만 이번에 새 노혼 배터리로 교체하고 나니 ‘배터리 성능 상태’가 정상 표기됐다.)

교체를 결심하기엔 아직 애매한 용량이었지만, 새해를 새롭게 시작할 겸 다시 한 번 배터리를 교체해주기로 했다. 이번에도 역시 노혼이다.

새로운 노혼 배터리

좌측은 작년 1월에 구입한 노혼 배터리(2,060mAh), 우측은 올해 구입한 노혼 배터리(2,175mAh)

아이폰 6s의 순정 배터리 용량은 1,715mAh인데 노혼 배터리의 표기 용량은 항상 그보다 컸다. 작년 초에 구입했던 배터리는 2,060mA로 이미 순정보다 20% 큰 용량이었다. 올 초에 구입한 배터리는 그보다도 용량이 더 커져서, 순정 대비 27% 크다.

뻥용량이 강력하게 의심되지만, 비슷한 시기에 정품 배터리로 교체한 아내의 6s와 비교하면 확실히 노혼 쪽의 사용시간이 더 긴 건 확실하다. 그리고 후술할 변경 전후 Geekbench 결과를 비교해보면 작년 노혼 배터리보다도 올해 노혼 배터리의 용량이 늘어난 것도 분명 맞는 것 같다.

교체 과정과 요령

이번에도 구체적인 교체 과정에 대한 설명은 생략. 유튜브에서도 많은 교체 영상을 볼 수 있고, 지난번 글에서도 참고한 iFixit의 자세한 설명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미 잘 되어 있는 설명이 많은데 내가 굳이 강좌를 만들 필요가 없다.

다만, 내 블로그의 검색 유입 상위가 여전히 노혼 배터리 교체 관련이라 힘들게 검색해서 찾아오신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참고할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봤다.

노혼 배터리 관련

  • 국내든 해외든 노혼 배터리 팩을 구입하면 필요한 공구와 자재는 다 들어있다. 드라이버는 자성이 있고, 마감이 불량하지만 배터리 교체에는 차고 넘치는 핀셋까지 들어있다. 굳이 추가로 샤오미 와우스틱 등을 더 구입할 필요가 없다.
  • 단, 아이폰 6s부터는 디스플레이와 프레임 사이에 간이 방수실링 목적의 양면 테이프가 들어간다. 별 의미는 없는 것 같지만 필요하면 역시 국내외 쇼핑몰에서 구입할 수 있다. 깔끔하게 붙이기가 힘드므로, 6s 오래 쓸 생각이면 여러 장 쟁여놓고 쓰면 좋다.
  • 드라이버는 손잡이 앞쪽을 돌리면 로드(Rod)를 빼낼 수 있다. 로드의 양쪽에는 별나사(Pentalobe screw)와 십자나사(Philips screw)에 쓸 수 있는 드라이버가 각각 달려있다. 필요에 따라 뒤집어 쓰면 된다. 전자는 분해 과정 중 첫 단계인 라이트닝 단자 양쪽의 나사를 푸는데, 후자는 그 외 모든 단계에 사용된다.

분해 과정 관련

  • 액정에 붙인 보호유리 등을 굳이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 보호유리에 압착판을 붙이더라도 보호유리가 액정에서 떨어지기 전에 상판과 하판 사이에 틈이 먼저 생긴다. 여기에 스크래퍼(Scrapper, 주걱, 헤라(箆; へら) 등)를 살짝 밀어넣고 조금씩 비틀어주며 양쪽 측면까지 쭈욱 밀어주면 된다.
  • 많은 분해 영상에서 디스플레이 부분을 분리하지 않고 진행한다. 디스플레이를 분해하려면 시간이 추가로 걸리고 귀찮기 때문인데, 매일 같이 배터리 교체 작업을 진행하는 업자 등이 아니라면 디스플레이를 분리하는 편이 안전하다. 배터리 교체의 가장 큰 난관인 양면 테이프 제거 작업 중 자세를 잡거나 힘조절을 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나사 4개 풀고 커넥터 3개 뽑으면 되므로 그리 어렵지도 않다. 방수 실링용 양면 테이프를 부착할 때도 어차피 디스플레이는 분리해야 한다.

배터리 교체의 가장 큰 난관은 배터리 아랫쪽의 양면 테이프 제거다. 지난번 교체 때는 나도 둘 다 끊어먹어서 배터리 빼는 데 고생을 많이 했다. 이번에는 깔끔하게 제거할 수 있었는데, 의외로 요령은 단순했다.

  • 테이프 떼기 전에 배터리 아랫쪽의 탭틱 엔진를 꼭 제거하자. 테이프를 후판과 평행한 방향으로 당길 수 있는 여유 공간을 제공해준다.
  • 최소한의 힘으로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당기자. 이게 가장 중요하다. 하판을 굳이 가열할 필요도 없다. 이 겨울날에도 마음을 편히 갖고 집중해서 천천히 당기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교체의 결과

성능 표기가 정상적으로 출력된다.

용량에 앞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iOS 12부터 ‘―’로만 표기되던 ‘배터리 성능 상태’가 정상적으로 표기된다. ‘배터리 성능 상태’는 배터리 교체 시기를 가늠하는 아주 유용한 지표다. 이번에 배터리 교체를 망설인 것도 ‘배터리 성능 상태’를 알 수 없었던 점이 가장 컸는데 앞으로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Geekbench 4의 배터리 성능 측정으로 확인해보니 역시 기존 대비 사용시간이 길어졌다. 스크린을 계속 켜놓은 상태에서 배터리 성능 측정(Full discharge)를 돌려본 결과, 단위 시간당 배터리 소모율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배터리 구분시간당 소모율
순정 (24개월 사용, 배터리 성능 81%)90 %
2018년 노혼 (교체 직후)30 %
2018년 노혼 (12개월 사용)44 %
2019년 노혼 (교체 직후)22 %

정리하면 2년 사용한 순정 배터리를 노혼 배터리로 교체하면 3배 이상의 사용 시간을 기대해볼 수 있고, 그 상태로 1년을 사용했더니 사용시간이 30% 정도 감소했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 특히 지난번에 교체한 노혼 배터리보다 이번 노혼 배터리의 표기용량이 27% 더 큰데, 두 배터리의 교체 직후 소모율을 비교해보면 표기용량 차이와 엇비슷한 비율로 소모율이 감소했음을 역시 추측해볼 수 있다.

마치며

지난번 글의 결론과 별 다를 것이 없다. 노혼 배터리는 성능이 좋고, 교체도 어렵지 않다. 공식 센터 이용을 포기하고, 불량 배터리의 위험을 감수한다면 말이다. 어차피 아이폰 6s는 단종된 제품이고, iOS 13 지원을 못 받을 거라는 루머도 나오는 중이니 갈수록 리스크는 작아지는 셈이다.

지난번과 달라진 점도 분명 있다. 애플은 갈수록 사용자들에게 매력 있는 제품을 내놓지 못 하고 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그런데도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팔 생각이 있다면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 매력 있거나, 싸거나. 지금의 애플은 둘 다 아니다.

애플 제품군의 경우는 전세계적으로 워낙 많이 팔리다보니 호환 부품을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가장 교체 수요가 높은 배터리, 스크린은 물론이고, 귀찮고 까다로운 과정을 감수한다면 케이스를 포함한 거의 모든 부품을 바꿀 수 있다. 마음에 드는 레거시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을 계속 쓰고 싶은 사용자들은 새 기기를 구입하는 대신, 수명이 다 된 정품 부품을 들어내고 그 자리를 호환 부품으로 대체한다. 애플이 원하든, 원치 않든 말이다.

나도 굳이 아까운 시간과 위험 부담을 감수해가며 호환 부품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 매력 있는 신제품이 나오면 좀 비싸도 기꺼이 구입할 의향이 있다. 잘 좀 하자, 팀 쿡 아저씨. 제품에 매력이 있으면 마진은 자연히 따라오는 것 아니던가.

아이폰 6s 노혼 배터리 자가 교체 후기

Update (19/02/03)
이 글을 쓴지 1년 후, 다시 한 번 노혼 배터리로 자가 교체를 진행했습니다.
노혼 배터리 관련된 유입 키워드가 많아, 배터리 교체시 요령에 대해서도 별도 정리했습니다.

교체의 배경

아이폰 6s를 구입한지 이제 2년이 되었다. 그 사이 큰 문제 없이 잘 썼던 아이폰이지만, 언젠가부터 속도가 크게 느려지고 배터리도 너무 빨리 방전된다고 느껴졌다.

그 사이 배터리 게이트가 터졌고, 애플에서는 남은 리퍼기간에 상관 없이 아이폰 6s의 배터리를 할인된 가격으로 교체해주는 기간 한정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대상이 아니었다. MMCX 케이블과의 매칭 문제 때문에 사설 센터에서 액정을 열었다 닫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잘 되면 아이폰 6s를 좀 더 오래 쓰고 잘못되면 아이폰 8을 사자는 생각에 알리익스프레스에 노혼 배터리를 주문했다. 사실 배터리 도착한지는 꽤 됐는데, 귀찮음에 계속 미루고 미루다 결국 교체 작업을 하게 됐다.

교체 전

교체 전에 배터리 상태다. iOS 11.3 Beta 2부터 위와 같이 배터리 성능 상태를 보여주는 메뉴가 새로 생겼다. 내 아이폰 6s는 주변 온도에 따라 성능 최대치 80~81% 사이를 오갔다. 밑에 설명된 것처럼, 배터리 성능에 문제가 있어 아이폰의 전원이 꺼진 적이 있었다. 때문에 클럭 제한이 걸려있었고, 이를 수동으로 비활성화해둔 상태다.

교체 작업

배터리 교체 과정은 이미 많은 곳에 소개되어 있으니 굳이 내가 반복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국내보다는 해외 쪽이 자료의 양도 많고 설명도 훨씬 자세하게 잘 되어 있었다. iFixit의 설명만으로도 별 문제 없이 교체할 수 있었다.

예전에 카메라 모듈 제조사에 근무하며 많은 스마트폰을 뜯고 조립해본 경험이 도움이 됐다. 아이폰은 처음이었고 배터리 양면테이프가 중간에 끊어지는 사고가 있었지만 약 25분 정도 걸려 교체를 마쳤다. 노혼 배터리팩 안에 포함된 공구만으로도 충분했지만 나는 전동드라이버가 편해서 샤오미 Wowstick을 대신 사용했다.

iFixit에 있는 내용 외에 도움이 될만한 팁은 이렇다.

  • 분해 전에 아이폰을 핫팩 위에 잠시 올려두면 액정과 배터리 분리가 쉬워진다.
  • 액정을 분리하는 쪽이 배터리 탈착할 때 걸리적거리는 게 없어서 쉽다.
  • 배터리 양면테이프 분해할 때는 손으로 당기든 드라이버에 감아서 당기든 최대한 힘을 적게 주며 천천히 당겨야 한다.
  • 혹시 양면테이프가 중간에 끊어지면, 금속 스페츌러를 구부려서 본체와 배터리 사이에 천천히 집어넣고 들어내야 한다. 배터리가 조금씩 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최대한 휘지 않도록 해야 발화를 막을 수 있다.
  • 전자기기는 정전기에 약하므로 가능하면 금속 공구 대신 플라스틱이나 나무 재질을 사용하고, 작업 전 접지된 금속면(접지 전원선으로 연결된 컴퓨터 본체 등)을 만져서 손의 정전기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교체 후

배터리 교체 후, 똑같은 화면에서 확인한 배터리 성능 최대치는 100%를 꽉 채웠다. 순정 배터리보다 노혼 배터리의 용량이 더 크므로 배터리가 불량이 아닌 이상 100%로 나와야 정상이다.

그 아래에는 배터리가 정상적인 최고 성능을 지원하고 있다고 나온다. 실제로 Geekbench 4로 확인한 결과도 그랬다.

일주일 전에 벤치마크를 돌렸던 결과와 비교해보면 두 배 이상의 점수 차이가 난다. 배터리 상태가 좋지 않아 성능 제한이 강하게 걸려있었으므로 체감 성능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이제서야 정상적인 성능으로 돌아온 셈이다.

배터리 점수도 두 배 좋아졌다. 세부 결과의 방전율로 계산해보면 멀티코어 전부하시 교체 전에는 완충에서 완방까지 1시간 걸렸는데, 교체 후에는 3시간 걸리는 걸로 나온다. 실제 사용시간은 세 배 늘었다고 봐도 좋겠다.

결론

내 아이폰처럼 자가수리 또는 사설센터 수리이력이 있어서 공인센터에서 수리를 받지 못 하는 기기가 아닌 이상, 배터리 교체는 꼭 받으라고 권해주고 싶다. 이왕이면 공인센터에서 정품 배터리로 교체하는 쪽이 나중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구제 받을 여지를 남길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노혼 배터리 자가교체를 고려해볼만 하다. 조심히 작업한다면 그리 어렵지도 않고,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정 자신이 없으면 배터리만 구입해서 사설 센터에 가서 교체를 받을 수도 있겠다. 어느 쪽이든 공인 센터보다 적은 비용으로 다시 새 것 같아진 아이폰을 손에 쥘 수 있으니 투자의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