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교 서동술중화요리 – 피꼬막낙지왕짬뽕

2017년 5월 3일
피꼬막낙지왕짬뽕 13,000원

벌교읍에 있는 식당 중 태반은 꼬막정식을 파는 곳이다. 하지만 어차피 다들 벌교에 오면 꼬막정식을 먹는데 나까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꼬막정식 대신 짬뽕을 먹기로 했다.

스마트폰 지도 어플리케이션에서 중화요리집을 찾아보니 벌교시장 안의 서동술중화요리가 뜨길래 그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런데 지도에 표기된 곳에는 그 집이 없었다. 실망하고 돌아나오는데 바로 옆에 멀끔한 가게가 있길래 쳐다보니 간판이 서동술중화요리였다. 위치를 옮긴 모양이다.

들어가서 보니 메뉴가 굉장히 많다. 같은 짬뽕이라도 재료 조합에 따라 종류와 가격이 다르다보니 그랬는데, 오늘의 추천메뉴가 피꼬막낙지왕짬뽕이길래 이걸로 주문해봤다.

피꼬막낙지왕짬뽕

이윽고 받아든 짬뽕의 비주얼은 정말 굉장했다. 새우, 낙지, 전복, 새꼬막, 피조개, 홍합, 톳 등이 면 위에 얹혀 나왔는데 양이 아주 많아서 절반 넘게 덜어내지 않으면 면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해산물들은 대체로 너무 푹 익히지 않아서 질기지 않게 먹을 수 있었고 전복은 내장까지 맛 볼 수 있었다. 짬뽕에 곁들여 먹는 피조개도 별미였다.

국물은 야채에서 나온 단맛에 해산물의 향이 배어 있었다. 별로 맵지 않았고 숟가락으로 떠서 마시면 부드럽게 넘길 수 있었다. 강렬한 맛은 아니었지만 같이 나온 해산물과 면에 곁들여 먹기 괜찮았다.

먹고 보니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어쨌든 짬뽕에 딸려나온 해산물이니만큼 짬뽕 국물과 어우러진 맛을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 해산물의 양이 너무 많다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해산물은 식고 묻어있던 짬뽕 국물이 빠져나가버린다. 해산물은 맛있었지만 따뜻한 짬뽕 국물에 잘 담궈둘 수 있다면 더 맛있게 먹을수도 있었지 않나 싶다. 넘치도록 담겨나오는 해산물을 덜어내는 사이 짬뽕에 푹 잠겨있던 면이 불어버려 탱글탱글한 식감을 즐기기는 어려운 점도 있었다. 가능하면 좀 더 넓고 큰 그릇에 내어주시는 쪽이 좋을 것 같다.

2인분이 아닌가 싶을 정도의 푸짐한 양에 아주 제대로 먹고 가는 느낌이었다. 홀에 계신 사장님의 친절함과 입담도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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