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 밀면집 – 밀면

망원동 밀면집 밀면

밀면집
서울 마포구 포은로 90
밀면 6,000원 (곱배기 1,000원 추가)

망원시장 바로 옆에 위치한 밀면 식당이다. 가게 이름은 ‘밀면집’이지만 보조간판이나 카드단말기에 나오는 걸 보면 정식 명칭은 ‘국제시장 원조밀면’인 모양이다. 특이하게 휴일이 화요일이다. 11시부터 20시까지 영업하지만 재료가 다 떨어지면 조기 종료한다고.

가게는 크지 않은 편이다. 4인용 테이블이 대여섯개 정도 됐던 것 같다. 눈에 보이는 홀의 모습은 특별히 흠잡을 곳 없이 깔끔했다. 다양한 소품들로 꾸며져 있어서 밀면 식당 같지 않게 묘하게 편하고 정감가는 느낌도 있었다.

물과 육수는 셀프다. 물이야 그렇다 치고, 온육수를 제공하는 점이 좋았다. 찬 음식 먹기 전에 따끈한 고기 국물로 속을 데워두면 소화도 잘 된다. 온육수는 사골 같은 뽀얀 색에 고소하고 짭조름했다. 밀면이 나올 때 무절임과 가위를 같이 내어준다.

면은 국수 중면 정도 굵기의 둥근 면이다. 적당히 잘 삶겨나와 탱글탱글한 탄력이 느껴졌다. 젓가락으로 적당히 휘저어주면 찬 육수 안으로 쉽게 풀려나간다. 입에 넣고 치아로 누르면 약간의 탄력을 남기며 끊기는 밀면 특유의 식감을 느낄 수 있었다.

육수는 살얼음이 주변에 약간씩 얹혀나왔다. 육수에 얼음 들어가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래도 살얼음이 많지 않아 다행이었다. 육수는 고기 육수의 고소함이 약하게 바닥에 깔리는 가운데 한약재가 들어간듯 감초 같은 향이 올라온다. 거기에 시큼한 맛이 상당히 느껴지는 게 특이했다.

양념장은 위압적인 붉은 빛깔에 비해 맵지 않았다. 오히려 달달한 편. 양념장을 육수에 섞어도 역시 맵다기보다는 달고, 달다기보다는 신맛이 났다. 식초를 조금 넣어 먹으면 더 맛있다고 안내 받았는데 내 입맛에 이미 신맛은 충분해서 식초를 굳이 더 넣지는 않았다.

면 위에는 삶은 계란, 오이절임, 무절임, 수육이 올라간다. 오이절임은 아삭한 식감 덕에 면에 곁들여먹기 좋았다. 수육은 꽤 기름진 부위라 입에 넣으면 고소함이 가득 올라왔고 잘 삶겨나와 혀에 닿는 식감부터가 퍽퍽하지 않고 부드러웠다.

곱배기로서의 양도 괜찮았다. 어지간한 밀면집의 곱배기는 다른 중국집의 곱배기보다 면의 양이 훨씬 많은 편인데 망원동 밀면집도 그랬다. 면을 모두 건져먹고 육수까지 깨끗하게 비우고 나니 딱 기분 좋게 배불렀다. 특별히 많이 먹고 싶은 게 아니라면 굳이 곱배기 안 시켜도 양이 부족할 것 같지는 않았다.

밀면은 같은 동네라도 식당마다 맛이 전부 다른 음식이다. 그래서 국제시장 원조밀면이라는 상호에 큰 의미가 있나 싶다. 정말로 부산 국제시장에 있는 밀면집의 분점이라거나 혈연관계가 있다거나 하면 모를까.

어쨌든 부산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밀면 중 하나를 무난히 접할 수 있었던 가게였다. 성수기만 아니면 영업시간이 넉넉한 편이고 식사 후 망원시장이나 망리단길 산책도 괜찮으니만큼 망원동 갈 일 있으면 생각나는 집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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