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디프로젝트 트랠릭스 하루 사용기 및 방출기

Rudy Project TralyxRudy Project Tralyx Package

원래 쓰던 루디프로젝트 노이즈 프레임과 임팩트X 포토크로믹 레이저 클리어 렌즈는 꽤나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사용한지 꽤 오래 되다보니 슬슬 싫증이 났다. 그러던 차에 루디프로젝트에서 새로 나온 트랠릭스 프레임, 임팩트X2 렌즈가 조합된 제품이 눈에 띄었다. 한 번 써보고 싶어 인터넷 최저가로 20만원 중반대 정도를 지불하고 주문을 넣었다.

구입하면서 가진 희망사항은 크게 두 가지 정도였다. 첫째는 장시간 착용에도 편안한 착용감과 가벼운 무게, 둘째는 임팩트X2 렌즈로 오면서 더 넓어진 변색 범위였다. 둘 다 오랜 시간 동안 자전거 라이딩을 하거나 달리기를 할 때 꼭 필요했다.

하지만 이번 구매는 기대했던 부분, 그리고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까지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기대했던 부분은 바로 위의 희망사항 두 가지,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은 생각치도 못했던 내 얼굴형과의 문제, 또 색감이었다.

프레임은 기존 제품에 비해 왜인지 허술해보인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어쨌든 무게는 꽤 가벼웠다. 루디프로젝트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인 코받침과 템플의 자유로운 조정 역시 여전했다. 덕분에 프레임만 착용했을 때는 상당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렌즈와 조합되었을 때가 문제였다. 트랠릭스는 원래 쓰던 노이즈보다 렌즈 크기가 크다보니 착용하면 광대뼈에 렌즈가 닿았다. 조금 무리를 해서 렌즈가 광대뼈에 닿지 않도록 조절하면, 이번에는 눈썹이 렌즈에 닿았다. 눈썹도 렌즈에 닿지 않도록 조절하면 프레임과 미간 사이가 떠서 햇빛이 눈을 그대로 직격했다. 어떻게 착용을 해도 편해지지가 않았다.

루디프로젝트의 또 다른 장점인 변색에 있어서도 약간의 실망이 있었다. 변색 범위만 따지면 훌륭하다. 기존의 임팩트X 포토크로믹 클리어 렌즈는 투과율이 18~78%인데 임팩트X2 포토크로믹 클리어 렌즈는 9~74%로, 야간에는 거의 차이가 없으면서 주간에는 훨씬 더 많이 어두워진다. 속도도 그 어떤 변색 렌즈보다 빠르다. 하지만 9%라는 투과율을 체감해보기는 어려웠다. 투과율 8% 짜리인 RP옵틱스 레이저블랙 렌즈와 비교하면 실착시 꽤 큰 차이가 느껴졌다.

더 큰 문제는 색감이었다. 기존 임팩트X 렌즈는 변색이 되든 되지 않든 렌즈를 통해 보이는 색상이 맨눈일 때 대비해서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임팩트X2 렌즈는 달랐다. 세상이 새파랗게 보인다.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건 좋을지 모르나, 샤방하니 돌아다닐 때 즐길 수 있었떤 봄날의 싱그러운 연두색이 칙칙한 코발트색처럼 느껴졌다. 자전거를 타거나 달리다 잠시 멈춰 주변 풍광을 즐기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는 참을 수 없을만큼 큰 단점이었다.

결국 피팅 실패와 색감 문제로 구입 하루만에 방출하게 되었다. 큰 맘 먹고 큰 기대와 함께 구입했던 고글이었다. 분명 좋은 제품이지만 나와는 맞지 않아 영 아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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