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동해막국수 교동택지점 – 회비빔막국수, 메밀전

2016.10.01 회비빔막국수 7,000원, 메밀전 3,000원

Update: 2019.01.04 재방문 회비빔냉면 곱배기 9,000원

오랜만에 강릉으로 먹자 여행을 떠났다. 2년 전에 마지막으로 강릉에 갔을 때에는 막국수, 메밀전, 옹심이칼국수, 감자송편, 장칼국수를 야무지게 먹고 왔던 기억이 있다. 눈이 많이 오고 아주 추운 한겨울이었는데 따뜻한 음식 덕분에 힘을 얻었던 때였다.

당시에는 별 다른 사전정보 없이 무작정 떠났던 여행이라 강릉터미널 길 건너의 남애막국수에서 막국수와 메밀전을 먹었었다. 꽤 만족스러운 식사였는데, 이번에는 똑같은 막국수라도 아예 아주 유명한 집들 위주로 찾아서 먹어보기로 했다.

강릉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동해막국수였다. 본점은 강릉 시내에서 주문진 가는 중간에 있는데 교통이 영 애매해서 다음을 기약했고, 대신 교동택지지구에 있는 분점으로 향했다. 강릉버스터미널에서 걷기는 애매하고 버스 타면 금방인 거리인데 다행히 초가을로 접어들기 시작한 날씨라 야트막한 언덕을 하나 넘어 천천히 걸어가니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역시 날이 서늘해져서인지 손님이 자리를 꽉 채울 정도로 많지는 않았다.

메밀전

메밀전은 기름에 지져진 메밀향이 아주 고소하게 올라왔다. 씹는 느낌은 부드러웠고 매번 씹을 때마다 입안에서 맴도는 메밀향이 좋았다. 다만 아무리 전이라지만 기름을 너무 많이 먹어 내 입맛에는 좀 느끼하게 느껴졌다. 애초에 내가 기름에 지진 음식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서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같이 간 동행은 아주 만족해했다.

회비빔막국수

회비빔막국수는 이름처럼 양념에 버무려진 회무침이 잔뜩 올라간 막국수였다. 밑에 약간의 육수가 깔려있고 원한다면 같이 제공되는 냉육수를 추가로 더 부어서 먹어도 된다. 춘천에서 즐겨먹던 영서식 막국수와도 비슷한데 바다와 접한 영동지방답게 꾸미에 회무침이 올라간다는 점이 가장 특이하다.

면은 아주 부드럽다. 소바 정도의 메밀함량일 것 같지는 않고, 흔히 접하는 밀가루와 전분 함량이 높은 그런 메밀면으로 추정된다. 툭툭 끊기지는 않으며 약간 많이 삶겼는지 탄력 있게 늘어지다 찢어지듯 끊어진다. 치감 역시 약하다. 깨소금와 김이 잔뜩 올라가서 고소하지만 그때문에 메밀향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같이 올려진 회는 내 입맛에는 매웠으나 잘 익어서 아주 부드럽고 감칠맛이 쫀득하니 강해서 맛있게 먹었다.

순메밀로 반죽한 소바나 냉면 같은 고급음식이라기보다는 동네에서 막 말아먹는 막국수 같은 느낌이다. 면이나 육수는 별 특이한 점이 없어 그냥 동네 식당에서 먹는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거칠지 않고 부드럽게 입에 쫙쫙 달라붙는 회무침이 좋았다.

강릉에서 이 날 갔던 막국수집 두 곳 모두 메뉴판에는 막국수와 냉면이 둘 다 올라와있었다. 아마 대부분의 재료를 공유하면서 면과 양념 정도만 다르게 쓰지 않을까 싶다. 간단히 알아보기로 막국수는 동해막국수가 낫고 냉면은 다른집이 낫대서 우선 막국수만 먹어봤는데, 음식의 차림새로 봐서는 냉면보다는 막국수 쪽에 더 어울리는 재료들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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